어류양식 성공하려면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어류양식 성공하려면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 기획취재단
  • 승인 2013.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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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류 양식업의 산업화를 위한 길을 찾아서②]그들이 성공한 이면에는 체계적 시스템이 있다
체계적 친어관리 통해 건강한 치어 생산한 마린플러스…양식어가 주문 쇄도
강도다리 양식 통해 고수익 창출에 성공한 태평양수산…시장 차별화로 성공
▲ 어류양식 어가에 친어관리의 중요성을 인식시킨 (주)마린플러스 이영국 대표는 선발육종을 통해 선발된 친어로 우량종묘를 생산하며 성공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향후 이 대표는 고수익 창출이 가능한 능성어 및 참다랑어 양식에 도전할 계획을 갖고 있다. 사진은 일본 긴키대학 유학시절 참다랑어 관련 연구 당시의 모습.

어류양식에 종사하는 어가 대부분이 빚에 허덕이거나 영세한 현실을 탈피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유는 지난 1040호(4월10일자)에서 어민들이 솔직히 고백했던 것처럼 돈을 잘 벌던 어류양식 전성기 때 품종개량 등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을 게을리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어류양식 어가가 빚에 허덕이는 것은 아니다. 이 중에는 체계적인 관리와 시장에서의 차별화를 통해 나름의 성공을 향해 나아가는 어가들이 있다.

현재 진행형인 그들을 성공했다고 단정 짓기는 힘들지만 다른 어류양식 어가들과 분명한 차이를 보이는 점이 있었다. 이 차이는 전문가들이 강조하는 부분과 일맥상통 했다.

국립수산과학원 남동해수산연구소 전창영 해양수산연구관은 지난 4일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기본(교과서)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말을 했다. 어류양식이 성공할 수 있는 방안 중 사료에 대해 이야기하는 과정에서였다.

그는 "돈을 벌겠다고 값싼 나쁜 사료를 먹이면서 좋은 값을 받으려 하면 받아지겠냐"고 반문하며 "돈이 들더라도 기본으로 돌아가서 좋은 사료를 먹이고 적정량을 입식해서 생산한 어류들이 좋은 값을 받는다"고 말했다.

그가 말한 부분은 단적인 예지만 결국 기본에 충실하면 좋은 어류를 생산할 수 있고 어민들이 바라는 성공에 닿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처럼 기본에 충실하고 그 속에서 새로운 도전과 자신만의 노하우를 접목해 크지는 않지만 성공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어류양식 어가가 거제에도 있었다.

◆좋은 종묘 생산 위한 친어관리

▲ 전창영 해양수산연구관.
지난 2008년 4월께 언론을 통해 참돔과 감성돔을 교배시켜 만든 '참성돔'이라는 새로운 어종이 소개됐다.

전남대학교 수산해양대학 어류양식학 정관식 교수팀과 (주)마린플러스(대표 이영국)는 참돔 암컷과 감성돔 수컷을 인공수정으로 교배해 일본에 이어 '참성돔' 치어 100만 여 마리를 생산해 육성하는데 성공했다.

이들은 세계적 어류양식 연구기관인 일본 긴키(近畿)대에서 육종된 참돔 암컷과 우리나라 남해안에서 잡힌 자연산 감성돔 수컷을 인공수정해 이 같은 교배종을 만들어냈다고 당시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처럼 국내 어류양식에 일대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참성돔 생산의 주체인 (주)마린플러스 이영국 대표는 어류양식 어가에 친어(어미물고기)관리의 중요성을 깨닫게 한 장본인이다.

거제시 동부면 소재 마린플러스는 참돔의 종묘(치어)를 생산해 국내 양식어가에 공급하는 업체로 어류양식 어가들로부터 각광받고 있다. 이 회사에서 생산된 치어는 다른 국내 종묘 생산업체의 치어들보다 성장속도나 생존율이 훨씬 높기 때문에 공급받은 경험이 있는 어가들의 주문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 대표는 "치어를 생산하는 어미인 친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더 우량한 품종으로 개량할 수 있는 선발육종이 선진양식으로 가는 첫걸음이다"고 강조한다.

그가 말하는 선발육종이란 우수한 개체를 선발하고 경제적으로 유용한 변이를 가진 개체를 여러 세대 동안 교배해 유용유전자 변이를 축적해가는 과정이다. 그가 관리하고 있는 참돔 친어들은 모두 이러한 선발육종을 통해 선별된 것들이다.

따라서 그가 생산하는 참돔 치어들은 24개월 정도면 출하할 수 있는 크기로 성장한다. 이는 보통 36개월 정도 걸리는 다른 종묘생산 업체들의 치어보다 훨씬 빠른 성장 속도다.

현재 그는 참돔 종묘생산에 만족하지 않고 능성어를 비롯해 고수익이 가능한 참다랑어 양식 및 치어생산에 도전하고 있다.

◆시장 차별화로 고수익 창출

▲ 태평양수산 선상갑 대표가 시장 차별화를 위해 생산한 강도다리.

"일반 양식어가에서는 500~600g 정도 키우면 출하하지만 시장 차별화를 위해 크게 키우는 정책으로 나갔다. 1kg 이상의 상품으로 키워서 출하하는 데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동부면 소재 태평양수산 선상갑 대표는 광어(넙치)의 대체어종으로 떠오르고 있는 '강도다리(일명 꽃도다리)' 양식으로 업계에서 인정받고 있다. 육상수조식 양식으로 키우는 강도다리는 해상가두리에 비해 안정적이지만 해수를 끌어오기 위한 펌프와 여과장치 등 부대비용이 많이 든다.

특히 최근에는 광어양식에 한계를 절감한 양식어가들이 강도다리 양식으로 전환하면서 가격도 덩달아 떨어지고 있는 추세. 그래서 그가 찾은 돌파구는 시장 차별화였다. 일반적으로 1년 정도 양식해 500~600g 정도면 출하하는 것을 2년 정도 키워 출하하는 방식이다.

강도다리의 특성이 고수온에 약해 여름을 나는데 애를 먹기 때문에 일반 양식어가에서는 1년 이상 키우지 않는다는 점에 착안했다.

자칫 위험할 수 있는 도전이지만 그는 질 좋은 사료를 통해 위험요소를 줄였다. 그가 양식하는 강도다리는 광어 양식 등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어종에 맞는 영양성분을 꼼꼼히 챙겨 특별 주문한 사료를 먹이고 있다. 강도다리 양식을 위해 개발된 그만의 특화된 사료다.

그가 밝힌 사료의 특징은 일단 항생제를 넣지 않고 미생물을 배양해 함께 먹인다는 점이다. 또 좋은 어분과 함께 최상급의 오일을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생산된 강도다리는 다른 양식어가들과 시장이 중복되지 않고 단가도 높아 수익에 도움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가 출하하는 강도다리는 1kg 기준으로 2만원대 초반에 가격이 형성되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상품의 차별화로 선 대표는 다른 어류양식 어가에 비해 소득이 높은 편이다. 다른 어가들처럼 빚에 허덕이지 않는다는 것이 단적인 예일 것이다. 일단은 다른 양식어가에 비해 성공한 케이스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그가 개발한 특화된 사료를 먹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비용도 높다. 연간 사료비용으로 3억원 이상이 지출된다. 육상수조를 유지하기 위한 부대비용 또한 만만찮다. 또 시장 차별화에 성공했다고 하지만 대형 유통망을 통하기 때문에 유통구조에서의 차별화는 아닌 셈이다.

선 대표가 아쉬워하는 대목이 바로 이 부분이다. 어류양식 어가가 열심히 고기를 키울 수 있도록 정부가 판로 개척에 힘 써주길 바라고 있다. 또 정책추진도 일관성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한편 선상갑 대표는 2~3년 내 강도다리의 대체어종을 개발할 계획을 잡고있다. 강도다리 양식이 한계에 봉착하고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가 광어양식에 한계를 느껴 강도다리로 대체한 이유와 같은 상황인 셈이다. 그가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취재하는 동안 계속 주장한 이유도 이같은 맥락에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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