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한 지붕 두 가족' 불편한 동거 '계속'
새누리 '한 지붕 두 가족' 불편한 동거 '계속'
  • 배창일 기자
  • 승인 2013.04.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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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당협 위원장 선거 실시, 진성진 현 위원장 만장일치 추대
김 의원 측 "당 최고위원회서 현역 의원으로 변경 가능성 있다" 기대

새누리당 거제시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이하 당협 위원장)에 진성진 현 위원장이 재추대 되면서 당협 위원장과 현역 국회의원 간 불편한 동거가 계속될 조짐이다

새누리당 거제시당원협의회는 지난 18일 전 대선캠프 사무실에서 운영위원회를 열고 당협 위원장 선거를 실시, 현 진성진 위원장을 참석 운영위원 만장일치로 추대했다. 이에 따라 진 당협 위원장은 오는 25일까지 경남도당의 승인을 거쳐 중앙당 최고위원회에서 최종 승인을 얻어 위원장직을 확정하게 된다.

지구당 서열 1위를 진 위원장이 다시 차지함에 따라 새누리 거제시당의 내부 분열과 갈등은 쉽사리 해소되지 않을 전망이다.

진 위원장의 경우 이번 선거를 계기로 당내 위상 강화에 주력할 수 있게 됐다. 현역 국회의원이 존재하지만 당내 서열 1위라는 상징적 의미가 큰데다, 박근혜 정부와의 연결 고리를 이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앞으로의 행보에 따라 당내 분열에 대한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한표 의원은 정치적 지도력에 일정부분 타격을 받는 것이 불가피해졌다. 새누리당에 입당한 뒤 자당 시·도의원에 대한 영향력 부족을 절감했었던 김 의원으로서는 이번 당협 위원장 선거의 패배가 불러올 후폭풍에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형국이다.

통상적으로 지역구 국회의원이 당협 위원장을 겸하는 새누리당의 실정에서 '한 지붕, 두 가족'이라는 모양새는 약점으로 부각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정치적 판단과 당 장악 등의 이유로 이번 당협 위원장 선거는 김 의원과 진 위원장 간 보이지 않는 치열한 혈전이 벌어졌다는 후문이다. 진 위원장은 이번 당협 위원장 선거가 제대로 치러질 수 있도록 자신이 임명한 위원들에게 공을 들였고, 김 의원은 운영위원회 성원 무산을 통한 당 장악에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운영위원들을 상대로 한 설득과 회유가 빈번했다고 알려지고 있다.

당연직 위원을 제외한 나머지 운영위원을 임명했었던 진 위원장으로서는 자신의 세력 기반을 공고히 하면서 표 대결로 몰고 가야 승산이 있는 상황이었다.

반면 김 의원의 경우 운영위원회 개최를 사전에 봉쇄해 현역 국회의원이 당협 위원장으로 추대될 수 있게 거제시당을 사고지구당으로 지정하기 위해 '올인' 했다는 분석이다. 운영위원회 소집이 되지 않을 경우 사고지구당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이날 운영위원회는 재적위원 41명 가운데 22명이 참석했고, 선거는 21명이 참여해 만장일치로 위원장의 손을 들어줬다. 진 위원장은 "당협 위원장으로서 눈앞에 닥친 도의원 보궐선거 승리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보궐선거에서 승리하면 새롭게 당 조직을 정비한 뒤 내년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분골쇄신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김 의원 측은 지난 11일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있었던 서병수 사무총장의 발언에 마지막 희망을 걸고 있는 모양새다. 당시 서 총장은 "현역 국회의원과 당협 위원장이 일치하지 않는 지역은 따로 조직강화특위를 소집해 논의 한 뒤 최고위원회에 보고하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김 의원 측은 조직강화특위와 최고위원회를 거치면서 현역 국회의원이 당협 위원장으로 바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협위원장 선거가 끝난 시점이지만 새누리당 내부에서는 서로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어 시민들의 우려를 낳게 하고 있다. 김 의원 측은 겨우 성원을 채워 일사천리로 진행한 이번 선거를 못마땅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진 위원장 측도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위한 김 의원의 자세부족을 탓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새누리당원 A 씨는 "김 의원이 현역 국회의원의 프리미엄을 갖고 있으면서도 입당 7개월이 된 지금도 당을 제대로 장악하지 못했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진 위원장도 당의 화합과 발전을 위해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는 통 큰 모습을 보여줘야 했다"고 싸잡아 비난했다.

시민 B 씨는 "이번 당협 위원장 선거는 한편의 코미디"라면서 "지역의 대표 정당이 화합하지 못한 채 편 가르기에만 급급한 것은 두 사람 모두 정치적 리더로서의 자질이 없다는 사실을 만천하에 공개한 것과 다름이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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