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포만을 살려주세요"
"성포만을 살려주세요"
  • 거제신문
  • 승인 2013.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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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시절그때는] 기성신문 제4호 1991년 5월 24일자

매년 악성 적조발생 등으로 바지락 멸종

각종 폐수 및 생활오수 등 오염물질로 인한 바다오염이 심화되는데도 당국이 또다른 수질오염 유발가능성이 있는 연탄공장 건립허가를 해주자 오염을 한층더 가중시킬 것으로 보는 사등면 성포리 일대 주민들이 공포감에 사로잡힌 경악의 아우성을 치고 있다. 성포만일대 해안선 10여km에는 삼성조선을 비롯 분뇨처리장, 태양실업, 한려레미콘, 신풍레미콘, 한려식품(도계장) 등 오염물질 배출소가 즐비해 이곳으로부터 흘러나오는 각종 오염물질로 인해 성포만의 오염도가 심각하다는 여론이 높다.

성포리 양식업자 김영대씨(33)에 따르면 일부 연안에는 이미 해삼과 바지락이 자취를 감추고 현재 제철을 맞은 곡멸마저도 예전에 비해 20분의 1도 잡히지 않으며 심지어는 해초마저도 사라져가고 있다는 것이다.

또 연안을 다소 벗어난 곳의 수심 땅속 깊이 20~30cm에서 파올리는 개조개도 10개를 파올리면 3~4개만 살아있고, 6~7개는 속이 흙으로 차있으며 그나마 살아있는 조개들도 충실치 않아 생태계 파괴가 심각하기 이를데 없다는 것이다.

성포만 일대에는 5~6년전부터 매년 몇차례씩 악성 적조까지 발생해 생태계를 더욱 위협하고 있다.

적조가 발생하면 플랑크톤이 급증한 후 일시에 몰사함으로써 바닷물의 산소가 부족해져 어패류가 죽고 악취까지 발생하는 등 막대한 피해를 준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특히 해안선이 복잡하고 해류의 영향도 적게 받아 담수와 해수의 교차가 완만하게 이루어지는 성포만 일대는 쉽게 적조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여기에다 연탄공장까지 들어서 오염을 가중시킨다면 엎친데 덮친 격으로 다 죽겠다는 어민들의 아우성은 엄살만은 아니라는 여론이다.

한때 바다에서 40여 억원의 소득을 올리면 번창일로를 치닫던 일대의 어촌계가 3~4년전부터는 한촌으로 전락했다고 주장하는 성포리 어촌계장 윤심규 씨는 사등리에 두 곳의 레미콘회사가 들어서면서부터 오염의 흔적이 곳곳에서 발견되고 바다의 재생력도 기대할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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