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연·하·장 텃밭에서 몰표…야권 단일후보, 믿었던 옥포지역서 큰 차이 못내
유권자들의 철저한 외면이 역대 가장 낮은 투표율로 귀결됐다.
지난달 24일 실시된 경남도의원 거제시 제1선거구 보궐선거가 지역 역대 선거전 가운데 최저의 투표율인 17.4%(부재자 포함)를 기록했다. 당초 20% 이상의 투표율이 나올 것이라던 전망이 깨지면서 '낮은 투표율=여권 승리'라는 공식이 또다시 확인됐다.
선거에서 승리한 새누리당은 기존 텃밭이었던 연초·하청·장목지역의 절대적 우세를 바탕으로 옥포지역에서도 선전한 모양새다. 반면 야권 측은 기대했던 옥포지역의 투표율이 15%를 넘지 못하면서 패배, 야권단일후보가 지닌 상징성에 큰 타격을 입은 형국이다.
이번 선거의 투표구별 개표결과를 분석하면 연·하·장 지역 새누리 강세, 옥포지역 경합으로 정의된다. 평균 투표율보다 낮은 14%를 기록한 연초면은 기호1번 김창규 당선자가 399표를 얻어 68%의 득표율을 보였고, 기호2번 오성주 후보는 32%(185표)에 그쳤다.
전체 투표구 가운데 가장 높은 투표율(23.5%)을 보인 하청면의 경우 김 당선자가 84%에 달하는 704표를 획득해 16%의 득표율을 보인 오 후보(146표)를 눌렀다.
23.3%의 투표율을 보인 장목면도 마찬가지였다. 김 당선자가 85%(841표)의 지지를 얻었고, 오 후보는 15%(134표)에 그쳤다.
옥포지역은 막상막하의 접전을 기록했다. 927명이 투표에 참여한 옥포1동에서는 김 당선자가 52%(480표)의 득표율을 보이며 근소한 우세를 보였다. 오 후보의 득표율은 48%(446표)로 나타났다. 가장 많은 유권자(투표수 3054표)들이 투표를 한 것으로 나타난 옥포2동은 오 후보가 53%(1689표)의 득표율로 47%의 득표율(1351표)을 보인 김 당선자를 유일하게 이겼다.
김 당선자는 연·하·장 지역에서 2251표를 획득해 575표를 얻는데 그친 오 후보를 압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14.2%의 평균 투표율을 보인 옥포1·2동은 오 후보가 2135표, 김 당선자가 1831표를 얻어 304표의 근소한 차이를 보였다.
이번 선거의 낮은 투표율은 도의원에 대한 근본적 인식 부족과 이슈를 만들기에 힘든 보궐선거의 한계점 등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또 정치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후보자들의 대결로 애초부터 유권자의 관심 끌기에 실패한데다, 당선자의 짧은 잔여 임기도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다.
여기에다 시민들을 직접 만나기보다 조직 동원에만 급급했던 각 캠프의 선거 전략도 이번 선거전을 '그들만의 리그'로 만든 원인 가운데 하나라는 평가다.
옥포2동 노모(52) 씨는 "전반적으로 도의원 역할에 대한 제대로 된 인식이 유권자들 사이에 부족한 것 같다"며 "'도의원은 나와는 관계없으니 아무나 돼도 상관없다'라는 시민들의 생각이 바뀌지 않는 한 앞으로도 높은 투표율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옥포1동 강모(63) 씨는 "야권 측이 고현 쪽 사람을 단일후보로 선택한 시점에서 선거결과는 정해졌던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면서 "잔여임기가 짧은 만큼 야권 측도 단일후보를 만들었다는 것으로 만족했던 선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혹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