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고 있는 예절과 도덕을 바로잡아야 합니다"
"추락하고 있는 예절과 도덕을 바로잡아야 합니다"
  • 이미경 기자
  • 승인 2013.05.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거제향교 윤병오 전교, 올해의 시범향교로 선정된 거제향교 수장…남은 임기도 향교 발전에 노력 다짐

조선시대부터 우리나라 유교사상이 가장 중점을 둔 것은 예절과 교육이었다. 그러나 현대에는 유교사상의 참뜻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졌을 뿐만 아니라 기초적인 예의범절마저 잃어가고 있다.

가정의 달을 맞아 어린이·부모·스승으로서 갖춰야 할 정체성에 대해 되새겨보고자 유교사상을 이어오고 있는 거제면 서정리에 위치한 거제향교 윤병오(86) 전교를 만났다. 

전교란 향교의 가장 우두머리로서 학교의 모든 사안을 책임지는 '교장'과 같다. 올해로 임기 3년째를 맞이한 33대 윤병오 전교는 "유교는 공자님의 뜻을 받아 퇴폐사회를 바로잡는 것에 있다"며 "전통적 유교의 뜻에 따라 추락하고 있는 예절과 비도덕적 행동을 바로잡아야 할 필요가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전국 234개소의 향교 중에 올해의 시범 향교로 선정된 거제향교의 수장 윤 전교는 2010년에 취임했다. 오는 6월이면 임기가 만료되는 그는 "전교 취임 후 처음 향교를 방문했을 때는 거제향교가 실질적으로 많이 퇴락돼 있었다"고 전했다.

"제사에 쓰이는 제구정리가 올바르지 않고 역대 전교들의 업적과 역사도 부재했으며 성현들을 모시는 물건들도 엉망이 돼 있었다"며 "사찰 환경자체가 그야말로 대대적인 정비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는 우선 대성전 마루바닥을 시공하고 노디돌을 만드는 등 대성전 7곳 정비와 동무, 서무 리모델링 및 8곳의 환경정비를 실시했다.

또 가장 중요한 관습 개선에도 힘을 기울이며 거제향교의 위상을 높이고 사회공헌에도 이바지 하기 위해 신임당 영입과 기록부·장부 정리도 마무리 했다.

거제향교의 가장 큰 행사는 1년에 두 번 봄과 가을에 지내는 제사와 수시로 진행하는 교육활동이다. 윤 전교는 "매년 2회 25명의 성현들을 모시는 제사를 지내고 있다"며 "오는 11일에도 올해 첫 번째 제사가 치러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학생들이나 시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활동은 특히 방학시즌에 가장 활발하게 진행된다고 한다.

"요즘 남녀노소 할 것없이 예절에 취약한 사람들이 많은데 학교나 학원에서 배울 수 없는 예절교육을 향교에서 진행함으로써 예절의식 고취에 보탬이 되고자 했다"며 "유치원생과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인성교육과 예절교육을 하고 거제대학교 학생들을 찾아 성년의 예를 가르치기도 하며 여성들을 위한 다도교육도 수시로 연다"고 말했다.

그 중에서도 여고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비녀꽂기'나 '혼례예절 교육'은 주목받고 있는 교육 중 하나다.

윤 전교는 "사실 내가 이런 일들을 하는 데에는 나를 돕는 교도들의 도움이 컸다"며 "특히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향교의 미래를 지키려는 반평원 총무부장에게 대표로 고마움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향교를 방문했을 때 관광으로서의 방문이 아니라 유교의 참의미를 다시금 새기고 돌아가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며 "남은 임기동안 교도들과 함께 예절교육에 힘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