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결성 통해 개인이 투자하기 힘든 분야 공동투자 후 지분에 따라 소득을 공평 분배
양식장과 가까운 곳에 레스토랑 및 관련 요리 개발해 상품화…관광객 유치에 적극 노력

일본의 어류양식업은 100년이 넘는 역사동안 수많은 연구와 시행착오 등을 겪으며 안정적 산업으로서의 입지를 구축해 왔다.
일본 어류양식 산업의 성공적 안착은 현재 침체기를 겪고 있는 국내 어류양식업의 해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서로가 처한 현실이 달라 일부 부합하는 부분도 있겠지만 긍정적인 부분의 적극적 도입을 통해 국내 현실을 타개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2보다 큰 '1+1'의 효과
어류양식의 성공모델을 찾기 위해 일본의 산학협동에 대해 보도한 지난 1043호(5월1일자)에서 시오노미사키에서 어류양식업에 종사하고 있는 아사히 신노스케(31·남) 씨의 경우를 소개했다.
아사히 씨는 철저한 산학협동 체제 하에서 생선을 잘 키우기만 하면 성공할 수 있기 때문에 더 많은 소비자들이 찾을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에서 어류양식에 종사하는 어가들은 모두 아사히 씨의 경우처럼 연구기관에서 지도하는 내용을 철저히 지키고 자신들의 노하우를 접목해 좋은 상품을 생산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수산업에 종사하는 어민들은 조합 결성을 통해 개인이 투자하기 힘든 분야를 공동투자하고 이를 공평하게 분배하는 방식으로 사업적 안정에 일조하고 있었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 호에서 소개했던 대규모 시설투자에 대해 조합을 통해 공동투자하고 이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금을 지분에 따라 분배하는 방식이다. 이와 함께 일본의 양식어가들은 조합을 통해 사료를 공동구매해 경비를 줄이고 있었다.
조합에서 사료를 일괄구입하고 자체 관리함으로써 생산단가를 현저히 낮추고 있었다. 국내 양식어가들의 경우 사료를 자체구입하고 냉동창고 등에 보관할 때도 관리비용을 지불하는 등 경비가 이중으로 투입되는 것과 대조를 이룬다.
특히 조합이 사료를 공동으로 구입하고 관리해주기 때문에 각 어가들이 사료를 먹이면서 발견하게 되는 문제점과 정보를 조합을 통해 교류할 수 있는 장이 조성된다. 이를 통해 각 어가들은 자신의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다.
사료 외에 시오노미사키 지역의 경우 이전에는 판로에 대해 조합이 관여하지 않았지만 앞으로 조합이 주도적으로 판로를 개척할 예정이라고 아사히 씨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조합의 판로 개척과 관련해서는 이번 취재에서 방문하지 못했지만 일본 야마구찌현의 센자키 지역에서는 이미 조합이 공동으로 어류를 양식하고 판로도 개척하고 있었다. 국립공원 지역인 아오우미 섬 중앙의 센자키만에 자리한 센자키 양식장은 센자키어업협동조합에서 운영하는 양식장이다.
이 양식장에는 참돔 50만미를 비롯해 복어, 방어, 우럭 등 약 30종류의 어류를 인공부화부터 성어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양식하고 있다. 센자키 양식장이 다른 지역과 크게 차별화되는 점은 레스토랑을 겸비하고 있으며 일반인이나 관광객들이 관람할 수 있도록 시설을 만들었다는 점이다.
이 양식장은 일반적인 가두리를 지형에 맞게 확장하거나 해상 레스토랑에 이르는 통로를 통해 물고기를 관람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가족 단위의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물고기에게 먹이를 줄 수 있도록 먹이를 판매하고 있으며 레스토랑에서는 싱싱한 생선으로 식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해상 레스토랑에서는 189명이 한번에 식사할 수 있을 정도의 규모를 마련했다.

◆관광산업과 연결된 어류양식
특히 자연경관을 살리고 지형에 맞도록 양식장을 개발하는 등 양식어류에 대한 이미지 변화를 통해 관광객을 유치하고 판매로 직접 이어질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 모든 시설은 센자키어업협동조합의 재산으로 조합원 모두가 여기에 종사하면서 수익을 공동으로 분배하고 있다. 이처럼 판로를 위해 관광산업과 결합시킨 경우는 센자키 외에도 기자가 방문한 와카야마현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바로 흑조시장(黑潮市長·쿠로시오 시장)이다.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시장 중 하나인 흑조시장은 '참치해체 쇼'로 유명하다. 일본에서 참치양식을 가장 많이 하고 참치가 가장 많이 잡히는 와카야마현 가츠우라항에서 공수된 참치로 하루 세 번 진행되는 쇼는 일본 전역에서 몰려드는 관광객과 외국인 관광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1950년대의 일본시장을 재현한 복고풍 점포에서 신선한 어패류와 생선들도 함께 판매하는 이 시장은 바로 옆에 1100석 규모의 레스토랑도 겸비돼 있다. 시장에서 구입한 생선 등을 이 레스토랑에서 요리해 먹을 수 있는 구조다.
또 와카야마현 시오노미사키, 가츠우라 등 참치를 양식하는 지역에서는 참치양식을 겸한 관광산업이 유행하고 있다. 관광객들이 참치에게 먹이를 줄 수 있는 체험기회를 주면서 먹이로 제공되는 생선을 판매하고 참치 관련 음식을 먹을 수 있는 레스토랑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이 지역 곳곳에 들어 선 참치 전문 레스토랑은 양식장에서 공수되는 싱싱한 참치로 인해 연중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관광과 접목된 양식업 중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의 양식어류는 다금바리(일본명 '쿠에')이다. 시라하마 지역을 중심으로 많이 양식되고 있는 다금바리는 '쿠에 나베'라는 국물요리로 관광객들을 유치하고 있었다.
실제 일본 방문 당시 시라하마의 한 호텔에서 가족단위로 여행 온 관광객들이 쿠에 나베를 먹는 광경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처럼 일본의 어류양식 산업은 협동화 전략을 통한 생산단가 절감 및 대규모 사업에 대한 공동투자, 산학협력을 통한 기술개발, 행정의 적극적 판로 개척 및 관광산업과의 접목 등을 통해 산업의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었다.
일본의 이 같은 성공적 모델은 침체의 깊은 늪에 빠져 있는 국내 어류양식 어가들과 관련 행정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특히 이를 통해 산업의 활로를 모색하는데 적극 활용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