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족 "휘림캠핑장·남산공원캠핑장 등 벤치마킹 필요" 한 목소리
신록의 계절 봄이다. 2년 전만 해도 이맘때면 주말마다 나들이 가기에 바쁜 주변사람들을 바라보기만 했을 박정호(35·고현동) 씨는 요즘 가족들과 떠나는 오토캠핑의 재미에 푹 빠졌다.
'오토캠핑족'이 된 지 1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지만 꾸준히 찾는 곳이 생기면서 어떤 캠핑장이 좋은지 따질 줄도 알고 필수장비도 고를 줄 알게 되는 등 나름의 노하우도 생겼다.
그런 그가 전국 1238개 캠핑장 중 가장 자주 찾는 곳은 산청군의 휘림캠핑장과 고성의 남산공원캠핑장. 경호강에 인접해 시원함을 만끽함은 물론 지리산과 중산리 계곡까지 가까이 있으니 편안한 휴식이 가능하다는 이유로 휘림캠핑장을 즐겨 찾는다.
카라반 7사이트와 텐트 31사이트 등 우수한 시설을 갖추고 당항포와 상족암군립공원 등을 관광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는 남산공원캠핑장도 마찬가지다.
이렇듯 시간이 날 때마다 오토캠핑을 즐기는 그는 오토캠핑 자체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오토캠핑의 현실도 깨우치게 됐다. 현재 전국에서 운영되고 있는 오토캠핑장들 중 10곳을 제외한 대부분이 '관광진흥법'에 명시된 자동차야영장업 요건에 충족되지 않아 무등록 상태로 운영되고 있다.
특히 무등록 캠핑장의 경우 법적 장치가 없어 보험가입 미비 등 안전사고의 위험에 상시 노출돼 있는데다 위생문제에도 취약하다는 점은 박 씨를 안타깝게 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박 씨가 가장 안타까워하는 것은 천혜의 자연경관을 가진 거제가 제대로 된 오토캠핑장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또 96사이트 이상의 사이트를 갖춘 학동오토캠핑장과 28사이트를 갖춘 하청면의 칠천레저타운은 각각 6월과 연내 개장을 목표로 준비 중이어서 수적으로는 상당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거제의 오토캠핑장을 찾는 캠핑족들에게선 볼멘소리가 나온다.
박 씨는 이와 관련해 지난 겨울 거제의 모 캠핑장을 찾은 한 캠핑카페회원의 이야기를 전했다. 바닥이 진흙이어서 장비가 흙범벅이 된 것은 물론 작은 텐트가 간신히 올라가는 불안한 데크와 찬물만 나오는 세척실까지.
박 씨는 "캠핑 2박3일 한 번 하고 골병이 들어 집에 돌아갔다더라"며 "분명 괜찮은 시설을 갖추고 있는 캠핑장도 일부 있지만 거제 대부분의 캠핑장이 이런 상황이라고 보면 된다"면서 개선을 촉구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오토캠핑인구는 더욱 늘어날 것이니만큼 거제 또한 오토캠핑인구를 흡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시급하다"면서 "현행 자동차야영장법을 정비하는 등 관계 법령의 정비를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캠핑장에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캠핑족들의 요구에 대해 거제시에서도 적극적으로 움직일 의지를 보이고 있다. 현행 법령상 캠핑장의 성격이 애매하다보니 오토캠핑장을 제대로 관리할 수 있는 부서는 없지만 앞으로 오토캠핑의 발전전망을 봤을 때 충분히 전략적인 산업으로 육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관광농원의 오토캠핑장은 농어촌정비법의 적용을 받기 때문에 농정과의 관리를 받고 있으며 자연휴양림의 경우는 산림문화휴양법을 적용받아 산림녹지과의 관리를 받는 등 캠핑장 관리에 대해 정해진 부서가 없는 실정이다. 칠천레저타운의 경우도 도서지역개발을 적용받아 조성됐기 때문에 건설방재과에서 담당하고 있다.
건설방재과 관계자는 "오토캠핑의 발전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에 동의한다"며 "칠천레저타운뿐만 아니라 오토캠핑장 조성을 위해 타 과와 지속적 협의를 가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오토캠핑과를 신설할 수는 없지만 관련조례의 정비를 통해 애매한 오토캠핑의 성격을 명확히 할 수는 있을 것"이라며 "성격이 분명해지면 관리부서도 정해져 보다 전문적인 관리가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요즘 캠핑장에는 나이 든 노부부, 젊은 연인, 어린자녀를 둔 가족들..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찾는다...급성장하는 캠핑을 우리사회의 건전한 레저문화로 만들어 가는데 고민을 해야할 시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