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이를 한 잎 베어 물면 입 안 가득 싱싱함이 퍼지고 질퍽한 흙 내음이 온 몸을 정화시켜 주던 기억이 난다. 지금도 볕나는 여름이면 그 때의 싱싱한 맛을 잊을 수가 없다. 그래서일까, 가끔 시장에서 사 온 오이를 손으로 대충 비벼 한 입 베어 물기도 하는데 도무지 옛날 맛을 느낄 수가 없다.
지금처럼 모양이 매끈하고 잘 빠지지는 않았지만 거칠고 크기나 모양도 제각각이면서 퇴비를 먹고 태양을 흠뻑 받으며 자라난 오이며 과일을 먹고 싶어진다. 가끔 대형마트에 가보면 크기가 비슷하고 모양까지도 같은 매끈하고 색이 선명한 과일이나 야채가 더 잘 팔리는 것을 볼 수 있다.
사 먹고 싶다는 욕구가 생기기 마련이다. 하지만 직접 키운 과일이나 야채를 맛본 경험이 있다면 농약과 화학비료, 왁스를 사용해 인공적으로 마치 공장에서 제품 뽑아내듯 만들어진 그것들이 우리 인체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 한 번쯤 의심해 봐야 하겠다.
우스개 소리 같지만 대량으로 재배하는 사람들은 자기들이 먹는 야채나 과일들은 별도로 농약을 뿌리지 않은 안심할 수 있는 먹거리를 준비한다고 한다.
그들은 겉모양이 좋은 것만을 선호하는 소비자도 문제라고 말한다. 더 나아가 유통과정에서 크기, 모양, 흠집의 유무에 따라 등급과 가격이 형성되는 유통시스템까지 생각하다 보면 생산자만 나무랄 수는 없는 것이다. 이제는 정부와 소비자가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먹거리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방법을 찾아내야 할 것이라 본다.
좋은 예로 생협이나 부녀회 같은 소비자단체에서 유기농 재배농가와 계약을 맺어 직거래가 활발히 이뤄지기도 한다.
많은 사람들이 유기농산물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그것은 아토피성 피부염이나 천식, 알레르기 환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는 듯싶다.
하지만 유기농산물이 일반적인 시장에서 대중화되기 까지는 아직 요원해 보인다. 아직은 농약과 화학비료를 쏟아 부은 색 좋고 매끈한 과일이나 야채를 선택할 것인지는 순전히 개인의 선택에 달려 있다고 보아진다.
요즘 아이들은 야채 먹기를 꺼려한다. 라면이나 피자 햄버거와 같은 인스턴트 식품에 너무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한 더위에 베어 먹던 옛날의 오이 맛을 알 리가 없다.
오이는 피부 마사지용 정도로 생각하는지도 모르겠다. 야채나 과일에 함유된 화학비료나 잔류농약, 합성첨가물 등의 화학물질이 여러 가지 알레르기를 일으킨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이런 환경호르몬은 어린 아이들에게는 차분하지 못한 성격, 학습장애, 폭력적인 행동 장애를 일으키기도 한다는 언론보도를 쉽게 접할 수 있다. 올바른 먹거리 선택을 위해 정부나 지자체에서 나서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점점 올바른 먹거리와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주말농장을 이용해 직접 텃밭을 가꿔 야채나 과일을 재배해 먹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올바른 식품의 섭취를 통해 자기 몸도 보호하고 건강도 챙기면서 환경도 보호하는 일석삼조인 셈이다. 때를 같이해 어떤 지자체에서는 가족텃밭을 조성해 시민들에게 임대해 주기도 하고 가족형 주말농장을 조성해 저렴하게 시민들에게 텃밭을 가꿀 기회를 제공해주는 시민단체나 마을단위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런 때에 거제시 농업기술센타에서 실시하고 있는 주말농장 분양사업을 확대 추진하면 어떨까? 안전한 먹거리를 확보하고 농사체험을 통한 자녀들의 산 교육장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가족형 주말농장을 원하는 시민들은 분명 많을 텐데 분양면적이 1인당 6.6㎡에 불과해 아쉬움이 있다.
마을 단위의 농민들과 협의하여 유휴지를 이용하거나 이용한다면 시민들은 몸에 좋은 야채를 직접 길러 먹는 즐거움과 건전한 여가생활로 인한 건강과 행복을 얻을 것이고 거제시에서는 일정한 세수입증대와 시민의 건강까지 생각하는 착한 지자체가 될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