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층에서 본 거제, 정말 매력적이기는 한데…"
"2층에서 본 거제, 정말 매력적이기는 한데…"
  • 이미경 기자
  • 승인 2013.05.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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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새로운 관광 콘텐츠로 2층 시티투어 버스 시범운행 지난 9일부터 5일간 진행
새로운 볼거리로 가능성은 있지만 예산 및 보조금 등 시민설득 위한 당위성 필요

거제시가 관광지를 중심으로 운행하는 2층 투어버스 도입을 앞두고 지난 9일부터 15일까지 시의원 및 시청공무원, 이통장, 거제시민 등을 대상으로 시범운행에 나섰다.

오전 10시·오후 2시 매일 2회에 걸쳐 진행된 시범운행은 2개의 코스로 운행됐다. 오전에는 시청을 출발해 연초, 장목을 거쳐 옥포시내를 순환하며 오후에는 시청에서 구천삼거리를 지나 학동-바람의 언덕-해금강을 순환했다.

이중 해금강의 절경을 2층 버스에서 구경할 수 있는 오후코스의 인기가 매우 높았다.

천장개방형 2층 버스를 직접 경험해 보기위해 기자도 지난 10일 오후 2시에 버스에 올랐다. 바람을 가르며 점차 속력을 높이자 여기저기서 놀이기구를 타는 아이처럼 행복한 비명을 쏟아냈다.

일상에서 벗어나 관광하는 기분으로 돌아간 탑승자들은 들뜬 마음으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인사도 건넸다. 길거리의 시민들도 새로운 광경에 반갑게 손을 흔들었다. 시범운행만으로도 시민들에게 광고효과는 충분해 보였다.

도심을 벗어나면서 아름다운 거제의 절경이 나타나고 시원한 바람마저 불어오자 어느새 스트레스가 쏵 날아가버리니 이만한 '힐링'도 따로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거제의 명소를 평소 보지 못했던 2층이라는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니 왠지 새롭게 느껴졌다. 2시간 동안의 아쉬운 운행을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오자 어딘가로 여행을 다녀온 듯한 기분은 한동안 가라앉지 않았다.

직접 경험을 통해 단적으로 보자면 블루시티투어 2층버스는 거제가 관광 도시로 나아가는데 반드시 필요한 콘텐츠다.

하지만 승객들에게 얼마나 오래 어필될 것인가는 냉정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 또 다른 도시에서 성공사례로 거듭난 이 사업이 거제시에 적합한가에 대해 따져봐야 한다.

먼저 좌석의 문제가 대두될 수 있다. 양쪽으로 구분된 좌석은 대부분의 관광지가 바다쪽으로 치우쳐 있는 거제의 특성상 문제의 소지가 높다. 반대편에 앉은 사람들은 같은 요금을 내고도 위험하게 일어서서 구경해야 한다는 단점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일반버스보다 60cm가량 높고 천장이 개방됐기 때문에 주행 중 불규칙하게 튀어나온 가로수로 인해 불의의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둘째 장시간 바닷바람을 쐬게 되면 두통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시범운행을 했던 탑승자들중 몇명이 두통을 호소했다.

이 문제와 관련 2층버스를 운행하는 서울이나 부산같은 대도시는 각 구간이 구분돼 있어 일정요금을 지불하고도 하차를 원할 때 내렸다가 다음 버스를 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거제시는 이를 충당하기에 예산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관광코스도 애매한 부분이 있어 시행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셋째는 예산문제로 시민들을 설득할 수 있는 명분을 찾아야 한다는 점이다. 기존 시티투어버스는 1억6000만원 가량으로 3000만원의 보조금을 받고 운행하는데도 시민들이 필요성에 대해 갑론을박 하고 있다.

그런데 한 대당 8억원에 연간 보조금 1억으로 운행하게 되면 시민들의 반응이 호의적일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의문이 남는다.

이에 대해 시관광과 옥치덕 계장은 "거액이 들더라도 충분한 필요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시범운행은 도입이 확정된 것이 아니라 타당성에 대한 의견을 묻기위한 것"이라며 "탑승자들에게 설문지를 나눠주며 수용할 점과 개선점을 보완해 거제시에 알맞은 버스를 도입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확정 후 예산을 먼저 확보하면 설문지와 의견을 통해 문제점을 개선해 1년 안에 실시할 것"이라며 "안전성, 불안감 개선은 물론 코스에 대한 적합성과 가로수 정비도 고려해 관광도시에 필요한 시스템으로 만들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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