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양동 택지개발, 땅주인 빼고 업자들만 설쳐
수양동 택지개발, 땅주인 빼고 업자들만 설쳐
  • 배종근 기자
  • 승인 2013.06.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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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수월초등학교 강당에서 지주들 상대로 사업설명회 열었지만 의혹만 증폭
구체적 자료없이 프레젠테이션과 구두 설명으로 일관…추진위 실체도 도마 오를 듯

▲ 수월 벌판에 대규모 택지를 조성하기 위해 이 지역 일부지주 및 개발업자들의 '수월양정지구 도시개발사업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지난 8일 수월초등학교 강당에서 사업설명회를 개최했다.

농업진흥지역인 수양동 벌판에 민간사업자 주도의 택지개발이 진행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수월양정지구 도시개발사업 추진위원회(위원장 주광호)는 지난 8일 오후 2시 수월초등학교 강당에서 수양동 855번지 일대 지주들을 대상으로 사업설명회를 개최했다.

6페이지 분량의 경과보고서만 내놓고 진행된 이날 설명회에서 추진위원회는 2012년 9월5일 (가칭)추진위원회를 구성해 2013년 5월23일 도시개발사업추진위원회를 정식 출범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1차 회의에 이어 5월28일 설명회를 위한 해당부지 지주들에게 우편발송과 6월2일 2차회의를 통해 추진위원 2명을 보강한 내용 등에 대해 설명했다.

추진위원회가 이날 밝힌 내용에 따르면 사업기간은 2013년부터 2020년까지로 계획하고 있으며 추진위원은 10명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업은 수월초등학교 앞에서부터 수월마을 진입로 입구에 이르는 농업진흥지역 농지 약 350필지 27만㎡(7만1700여 평)를 주거지로 바꾸는 내용이 주요 골자다. 이 지역의 토지소유자는 모두 220여 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날 설명회를 개최한 추진위원회는 실체에 대한 의문과 택지개발을 위한 주요 설명자료도 제시하지 않아 참석한 일부 지주들의 불만을 샀다.

특히 이 일대에 땅을 소유하지 않은 개발업자들이 추진위원에 참여하고 있어 택지개발을 반기지 않는 지주들과의 마찰을 예고했다.

도시개발법 제11조에서는 도시개발사업 시행자가 될 수 있는 자로 도시개발구역의 토지소유자로 한정하고 있어 전체 지주들이 이날 설명회를 진행한 추진위원회를 인정할 것인지 여부에 대한 문제도 논란이 될 전망이다. 경과보고에 이어 진행된 설명회에서 추진위원회는 프레젠테이션 자료로만 설명을 이어갔다.

프레젠테이션 자료에서도 사업에 동의한 지주 등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는 제시하지 않고 구두로만 대략 50% 정도의 지주들이 동의했다고 얼버무려 참석자들의 의혹만 증폭시켰다.

또 도시개발법상의 진행절차에 대한 설명은 제대로 하지않은 채 감보율과 토지보상가 등에 대해 언급해 일부 지주들은 설명이 끝나기 전에 자리를 뜨기도 했다. 프레젠테이션 이후 이어진 질문에서 몇몇 지주들은 작심하고 추진위원들을 몰아붙였다.

모 지주는 "설명회를 하면서 내용을 알 수 있는 구체적 자료도 제시하지 않는데 어떻게 신뢰하라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서 "매매가가 평균 150여 만원으로 나왔다고 했는데 산출근거를 공개하고, 사업동의서를 받으면서 사업에 동의한 사람들은 절대 철회할 수 없다는 조항을 넣었다는데 사실인지 확인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추진위는 "현재 설명하는 내용은 바뀔 수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을 줄 수 없다"며 "내용확인을 원하는 지주들은 사무실을 방문하면 확인할 수 있다"고 답했다. 동의서 문제에 대한 답변은 하지 않았다.

또 매매가와 관련해서는 감정평가사의 감정결과가 아니라 10여 개 부동산사무소와 농·축협 등의 거래내역을 바탕으로 산출한 가격이라고 답해 의문을 자아내게 했다.

특히 지주 중 한명인 이 모씨는 "경과보고 자료에서 농사를 짓던 사람들이 어떻게 갑자기 택지개발에 대한 논의를 할 수 있었는지 이해되지 않는다"며 "역으로 택지개발 업자들이 그들에게 접근했던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또 그는 "도시계획법상 지주가 아니면 추진위원회에 참여할 수 없는데 이 지역에 땅도 없는 개발업자들이 추진위원회에 참석한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면서 "지주도 아니면서 택지를 개발한다며 남의 땅을 기웃거리는 것은 도둑에 지나지 않는다"고 몰아붙였다.

이외에도 그는 택지개발 방법에 대한 질문도 던졌다. 하지만 이 모씨의 질문에 대해 추진위원회는 제대로 된 설명을 하지 못하고 택지개발방식도 환지방식으로 답했다가 혼용방식으로 답하는 등 정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갈팡질팡했다.

특히 주광호 추진위원장은 이 모씨와의 질문과 답변에 대한 공방에서 사업진행에 투입되는 수 십 억원의 비용의 문제를 부각시키며 지주들이 추진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에 바빴다.

한편 이 같은 민간업자 주도의 수양지구 택지개발에 대해 거제시 도시과 관계자는 "사업이 추진된다는 내용은 알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거제시에 제안이 들어온 것은 없다"면서 "여러 가지 변수가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을 모른 상황에서 사업의 타당성 여부에 대한 답변을 하기는 곤란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지역은 국지도 58호선의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설계용역이 완료될 것으로 보이는 향후 2년 이내에는 해당 지역의 택지개발 관련 제안이 들어와도 검토할 의향이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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