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백일 동상 철거 놓고 3년째 대립 '팽팽'
김백일 동상 철거 놓고 3년째 대립 '팽팽'
  • 김창민 기자
  • 승인 2013.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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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위, 동상철거항소심 거제시 패소에 반발…상고촉구 기자회견 열어
사업회, 김백일 업적 폄하는 있을 수 없는 일…철거불가 강경입장 견지

▲ 지난달 16일 김백일 동상 철거 행정소송에서 거제시가 패소한 것과 관련해 김백일 동상철거대책위와 흥남철수작전기념사업회의 대립이 첨예해지고 있다. 사진은 거제시가 상고할 것을 촉구하는 동상철거대책위의 기자회견 모습.

지난달 16일 김백일 동상 철거 행정소송에서 거제시가 패소한 가운데 이와 관련 기자회견이 열리는 등 김백일동상 철거대책위(위원장 한기수)가 소송결과와 상관없이 철거운동을 이어 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따라 대책위와 흥남철수작전기념사업회(회장 황덕호) 간의 대립이 보다 첨예해지고 있어 당분간 김백일 동상에 대한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일 대책위는 거제포로수용소에 설치돼 있는 김백일 동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는 사업회가 거제시를 상대로 낸 '김백일 동상 철거 명령 및 철거대집행 계고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부산고등법원 창원재판부가 거제시 패소결정을 내린 데 대해 항의하고자 마련한 자리다.

이날 회견에서 대책위는 거제시가 재판과정에서 무책임한 태도를 보인 것에 대해 사과하고 즉각 상고할 것을 촉구했다.

이 자리에서 대책위 박동철 상임대표는 "법원의 판결과정에서 김백일의 친일행적이 검토대상에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며 "상고 시에는 이를 쟁점화해 승소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사업회는 동상철거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대책위 주장을 일축했다.

사업회 한경석 전 사무국장은 "친일행적이 일부 있다고 해서 김백일 장군의 업적 자체를 폄하해서는 안 된다"며 "흥남철수작전을 기념하기 위해서는 김백일 장군의 업적을 기리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에 동상 철거를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법원이 김백일 장군의 동상을 철거하지 않는 게 타당하다는 것을 판결로써 인정한 만큼 더 이상의 논란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며 "향후 거제시에서 상고를 할지는 모르겠지만 상고하더라도 철거불가 판결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대책위도 대책마련에 분주하다.

거제시가 상고하지 않을 경우 동상철거가 어려워지는 만큼 반드시 상고하도록 할 계획인데다 동상에 대한 시민들의 반감을 키우는 방법으로 대처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한기수 대책위원장은 "친일파 김백일 동상을 보러오라는 식의 동상을 조롱하는 문구로 현수막을 설치한다면 시민들이 동상을 바라보는 눈도 달라질 것"이라며 "친일행적이 담긴 조형물을 동상 주위에 설치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 위원장은 "거제시가 상고하지 않는다면 지금까지의 소송과정이 하나의 퍼포먼스에 불과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꼴"이라며 "철저한 준비를 거쳐 상고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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