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행정이 나서서 조치해야" 주장…시 "민원 한해 조치할 것" 미온적

지난 2011년 5월 연초면 오비리 K산업 공장 신축현장에서 한 인부가 추락사했다.
지난달 14일 서울 송파구에서는 한 사찰 공사장에서 인부가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들은 모두 공사장에 제대로 된 안전그물을 설치하지 않은 데서 기인한 것이다. 안전그물을 설치하지 않은 채 공사를 진행하는 것은 현장인부들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문제로 직결된다.
이처럼 끔찍한 사고로 이어진 선례가 있는데도 거제에 안전그물을 설치하지 않은 공사현장이 많아 행정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소규모 공사장의 경우 규모가 작다보니 그물을 설치하지 않는 게 당연시될 정도다.
고현동에 사는 박모(48) 씨는 "원룸 공사 등 작은 공사라고 할지라도 안전그물 없이 공사를 하는 것은 위험해 보인다"며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되지 않도록 안전에 유의해줬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고현동 모 공사장 옆을 지나던 한 시민도 "안전시설 없는 공사는 시민들뿐만 아니라 인부들에게도 위험한 일"이라며 "행정에서 안전한 공사를 위해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지적에 공사장 인부들도 적극 찬성하고 나섰다. 어쩔 수 없이 공사를 하고 있지만 항상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고현동 모 신축건물 공사장의 한 인부는 "시공자의 안전불감증 아니겠느냐"며 "솔직히 위험하긴 해도 어쩔 수 없이 조심해서 공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인부도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안전그물이 있으면 심리적으로 안정돼 더 안전한 공사를 하게 되는 것 같다"며 "소규모 공사장에도 기본적으로 안전그물이 설치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하지만 시 건축과에서는 다소 미온적인 반응이다. 공사현장이 워낙 많다보니 수시로 민원이 들어오는 경우에만 행정적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건축과 관계자는 "규모 120억원 미만의 소규모 공사장 관리는 감리자에게 전적으로 맡기고 있는 상황"이라며 "많은 공사장을 모두 관리할 수 없는 만큼 민원이 들어오는 경우에 한해서만 행정이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