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첫째 날 궂은 날씨로 학생 참여행사 등 15일 집중…주차장 부족 등 고질적 문제 드러나
제51회 옥포대첩기념제전이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옥포대첩기념공원과 옥포중앙공원 일원에서 성황리에 펼쳐졌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옥포대첩 421주년을 기념해 열린 이번 행사는 기념식, 축하공연, 승전행차가장행렬, 체험행사 등이 마련돼 임진란 첫 승전의 의미를 되새겼다.
행사 첫째 날인 14일은 궂은 날씨 때문에 대부분의 행사가 다음날로 미뤄진 채 승첩풍어제와 KNN 쇼TV 유랑극단 녹화가 진행됐다. 옥포중앙공원에서 열린 쇼TV 유랑극단 녹화에서는 노래자랑에 출전한 시민들이 자신들의 끼를 마음껏 발산하며 객석과 무대가 하나되는 즐거운 시간이 됐다. 또 화려한 불꽃놀이가 옥포만 밤하늘을 수놓으며 옥포대첩기념제전의 서막을 장식했다.
행사 둘째 날인 15일에는 옥포대첩기념공원 특설무대에서 기념식과 각종 공연이 펼쳐졌고, 옥포시가지에서는 승전행차 가장행렬 퍼레이드가 마련돼 시민과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날 기념식에서 원재희 옥포대첩기념제전위원회 위원장은 제전사를 통해 "우리 민족사에 길이 빛나는 이 충무공의 애국정신과 거룩한 얼을 승화시켜 엄숙하고 알찬 제전행사를 마련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며 "앞으로 이 행사가 전국 규모의 축제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권민호 시장은 기념사에서 "미래에 대한 최선의 예언자는 바로 역사"라고 강조하고 "이번 기념행사가 영광스런 우리의 역사를 되새기면서 거제의 자긍심을 드높이는 제전으로 길이 이어져 나가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기념식 직후에는 해군군악대 및 의장대 시범공연이 특설무대 앞 광장에서 펼쳐졌다. 총기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멋진 해군 의장대의 모습에 시민들의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특설무대에서는 천재 바이올리니스트로 유명한 유진박의 공연이 이어졌다. 유진박은 클래식 음악 뿐만 아니라 민요, 가요 등 다양한 음악을 연주하며 객석의 호응을 이끌어 냈다. 특히 전자가야금 연주자와 듀엣 무대를 선보여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
때이른 6월 더위도 행사의 열기를 식히지는 못했다. 특설무대 앞 광장에서는 극단 우금치의 신명나는 마당극이 열렸고, 뒤를 이어 하나연의 퓨전국악공연이 특설무대를 장식하며 축제의 즐거움을 이어갔다.
행사장 곳곳에서는 지역 학생들이 참여하는 각종 대회와 함께 다양한 시민체험행사가 마련됐다. 부모들과 옥포대첩기념공원을 찾은 학생들은 백일장과 사생대회, 휘호대회 등에 참가해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시민들은 윷놀이, 투호, 석전대회 등에 참여해 전통놀이를 즐기며 우정을 쌓았다. 또 먹거리장터와 앵그리버드 만들기, 떡메치기, 팥빙수 시식, 판옥선 만들기 코너 등이 함께 운영돼 어린 학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번 축제의 백미인 옥포대첩승전행차 가장행렬은 오후 4시부터 1시간 가까이 옥포시내에서 진행됐다.
진목초등학교를 출발한 퍼레이드 행렬은 국산사거리, 중앙사거리를 거쳐 옥포중학교 앞까지 이어졌다. 거북선과 판옥선, 조선 해군, 일본 해군 등으로 구성된 승전행차 가장행렬은 옥포시민은 물론 외국인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승전행차 가장행렬의 하이라이트는 옥포중앙사거리에서 진행된 옥포해전 재현식 및 사열식. 거북선에서 붉은 연기가 피어오르자 이순신 장군을 위시한 조선 해군과 일본 해군의 치열했던 전투장면이 재현됐다. 갑옷을 입은 장수는 자국의 승리를 위해 창칼을 부딪혔고, 뒤따르던 병사들은 승리를 위해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박진감 넘치는 전투가 마무리 되자 이윽고 조선수군의 승전을 알리는 북소리가 장대하게 울려 퍼졌다. 옥포중앙사거리를 가득 메운 시민과 외국인들은 박수와 환호로 화답했고, 연신 셔터를 누르며 당당하고 자랑스러운 조선수군의 위용을 카메라에 담았다.
축제 마지막 날인 16일에는 옥포대첩기념공원 효충사에서 제례봉향이 열려 행사의 대미를 장식했다.

각종 행사 하루에 몰려 효율적 행사진행 퇴색 이번 축제는 첫째 날 내린 비의 여파로 주차장 부족 등의 고질적인 문제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효율적인 행사 진행을 위해 분산시켰던 각종 대회가 15일에 모두 치러지면서 옥포대첩기념공원 안팎의 혼란이 극에 달했다. 이날 옥포대첩기념공원 앞 도로는 극심한 혼잡을 빚으며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행사장과 도로를 연결하는 셔틀버스는 밀려드는 학생과 학부모·지역민들을 실어나르기에 바빴고 본 행사장도 내빈차량 등의 주차문제로 홍역을 치렀다. 시민 A(아주동·46) 씨는 "좁은 공간에 많은 사람들이 몰리다 보니 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며 "내년부터라도 궂은 날씨를 대비한 적절한 프로그램 운영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무더위도 행사추진에 어려움을 줬다. 일부 행사 참여단체와 면·동지역민들의 모임장소가 나무그늘 아래에 설치돼 사생대회 등에 참여한 학생과 학부모가 뙤약볕에서 대회를 치르는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학부모 B(옥포1동·39) 씨는 "지난해에는 아이들과 나무그늘 밑에서 그림을 그렸었는데 올해는 곳곳에 천막이 쳐져 있어 결국 그늘을 찾지 못했다"며 "아이들을 위한 배려가 조금 부족한 것 같아 마음이 상했다"고 아쉬워 했다. 특히 옥포지역 뿐만 아니라 전 시민을 아우르는 행사로 거듭나기 위한 홍보 강화와 참여 확대 등의 문제해결이 미흡했다는 지적도 여전해 전국규모의 행사로 발전하기 위한 민·관 차원의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또 어린이 이순신 선발대회에서는 선발에 탈락한 일부 학부모의 항의가 빗발쳐 공정성 확보를 위한 다양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