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민들에게 도움 된다면 그것만으로 행복하죠"
"이주민들에게 도움 된다면 그것만으로 행복하죠"
  • 이미경 기자
  • 승인 2013.06.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남은행 취업한 결혼이민자 마민 씨

거제시여성일하기센터와 다문화가족센터의 후원으로 지난 2일 경남은행에 결혼이민자 2명이 취업했다. 타국에서 성공적인 결혼과 일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고현지점 마민(28) 씨가 그 첫 번째 주인공이다. 

능숙한 한국말로 인사를 하던 마민 씨는 중국 청도에서 4년 전인 2009년 지금의 남편과 한국으로 왔다. 처음 중국에서 선생님과 제자로 남편과 만났던 그는 업무상 중국에 머물던 남편이 중국어를 배우면서 우연히 호감을 느끼게 됐고 서로 좋은 감정으로 만남을 지속하던 중 2006년 중국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마민 씨는 "연애 초 국제결혼은 상상도 못한 일이라 남편과 친구처럼 편하게 지냈는데 점점 서로를 알아갈 수록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해 결혼을 결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 후 3년간 중국에서 가정을 꾸리며 살다 2009년 남편의 직장이 다시 한국으로 발령나면서 친정 부모님과 함께 고향을 떠나 거제로 오게 됐다고 했다.

한국에 들어오기 전 그는 "한국이란 곳에 이렇게 외국인이 많은 줄 몰랐다"며 "막상 한국에 오니 국제결혼으로 중국 뿐만아니라 여러나라에서 온 이주민들이 많이 있었고, 나와 비슷한 처지에 한국어도 잘 모르고, 문화도 잘 이해하지 못해 낯설어 하는 이들이 많았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타국에서 지금의 두 아이를 출산한 마민 씨였지만 그것보다 그를 더 힘들게 한 것이 있었다. 바로 사람들의 보이지 않는 차별의 눈초리였다. 그는 "가끔 한국어에 능통하지 않은 나를 무시하는 사람들도 있고, 버스에서 중국어로 떠들면 빤히 쳐다보거나 조용히 하라고 화를 내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그 때를 회상하며 울컥함에 눈시울을 살짝 붉히는 마민 씨였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겨낼 수 있었던 이유는 항상 옆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남편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뿐만아니라 다문화지원센터의 도움으로 한국어 공부도 하고, 많은 이주여성들을 사귀면서 이제는 남부럽지 않은 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에 취업하기 전 한국에서 보험설계사 일을 잠시 했던 마민 씨는 처음 경남은행에 취업했을 때 큰 불편함이나 어려움을 느끼진 못했다고 한다.

오히려 마민 씨는 "실질적으로 외국인들의 금융업무를 돕고, 통역을 하는 일이라 오히려 자국민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고 이야기했다. "언제나 도움을 받는 입장에만 있다가 내가 받은 그 도움을 누군가에게 돌려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알 것 같다"고 덧붙였다.

마민 씨는 "앞으로도 이 일을 하며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언제든지 도와줄 준비가 돼있다"라며 "한국에 적응하기 어려운 이주민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해 열심히 일하겠다"라고 포부를 함께 전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