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없는 사곡해변, 주차 차량만 넘쳐난다
사람없는 사곡해변, 주차 차량만 넘쳐난다
  • 김창민 기자
  • 승인 2013.06.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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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곡요트장 주차장 골프장이용객이 차지…휴양지 찾는 시민에 불편 끼쳐
시민들 "시가 직접 주차관리 해야" 주장…행정 "단속 근거 없다" 미온적

▲ 사곡요트장 주차장을 인근 골프장 이용객이 주차시설로 이용하면서 정작 요트장을 찾는 시민들의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이에 행정이 나서서 단속해야 한다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높지만 거제시는 단속할 근거가 없다며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사곡요트장 입구에 빽빽이 늘어서 있는 주차 차량들.

사곡 요트장 주차장을 인근 골프장 이용객이 주차시설로 이용하면서 정작 요트장을 찾는 시민들의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시민들 세금으로 개인 사업자의 편의를 봐주고 있는 셈이라는 것.

이에 따라 골프차량을 주차하지 못하도록 단속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시는 단속할 근거가 없다며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사곡 요트장은 요트장 뿐만 아니라 인근에 인라인스케이트장과 해수욕장이 있는데다 고현동·장평동 등 시내와 인접해 있어 주말, 특히 여름이면 많은 시민들이 찾는 휴양지로 손꼽힌다.

이곳의 정상적인 수요를 고려했을 때 30여 대 가량 주차가 가능한 현재의 시설로 충분히 수요를 맞출 수 있다. 하지만 전혀 엉뚱한 이유 때문에 주차공간의 부족을 야기하고 있다. 인근의 골프장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이곳 주차장을 점령하다시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시민 오모(42·고현동) 씨는 지난 8일 자신이 겪었던 상황을 털어놨다.

가족들과 함께 사곡해수욕장을 찾은 오 씨는 평소보다 많은 주차차량 때문에 주차공간이 협소해 주차에 애를 먹었다.

겨우 주차를 하고 해수욕장을 가보니 생각보다 사람이 적어서 놀란 오 씨는 인라인스케이트장에도 가족단위 시민들이 주를 이루는 것을 보고 의문을 품었다. 오 씨는 "주차된 차량의 수에 비해 주변시설을 이용하는 시민은 적었다"며 "그 많은 차량의 주인들은 다 어디로 간 것이냐"고 되물었다.

이에 대해 인근주민들이 이유를 알려줬다. 한 주민은 "인근의 골프장을 이용하는 차량들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여러 대를 주차해 놓고 몇 대의 차량을 함께 타고 골프장으로 향하더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오 씨는 “골프장 이용객으로 인해 인근 휴양시설을 이용하려는 시민들에게 불편을 초래한다면 행정이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날이 더워지면서 사곡해수욕장 등 관광지를 찾는 발길이 점점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관광지의 주차관리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거제시는 뚜렷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 관계자는 "공공시설인데다 주·정차 금지구역이 아니다보니 단속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며 "골프장 이용객이라 하더라도 거제시민으로서 당연히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기 때문에 불합리하게 여겨지더라도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지적에 골프장 측도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용객들이 다른 곳에 주차를 하고 온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자체 주차장이 협소하다보니 마땅한 해결책이 없다는 것.

골프장 관계자는 "자체주차장을 확장하기에는 부지여건상 불가능한 게 사실"이라며 "현재로서는 요트장에 주차를 하고서라도 와주니 고마울 따름"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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