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놓인 장목관광단지
위기에 놓인 장목관광단지
  • 거제신문
  • 승인 2007.05.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문경춘 칼럼위원

경남도와 거제시가 핵심 관광개발 사업으로 추진중인 장목관광단지 조성사업이 백지화 될 위기에 놓였다.

지난 1996년 5월 거제시는 물론 대한민국을 놀라게 할 정도의 대형 관광단지 조성 발표 이후 11년만인 최근 시행사인 대우건설이 사업포기를 선언한 것이다.

이 같은 사업포기 선언은 거제시와 거제시민들에게 큰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동안 시는 관광거제의 비전을 제시하는 모든 기본계획에서 항상 ‘장목관광단지’를 핵심으로 부각시켜 왔었다.

이번 대우건설의 사업포기 의사 발표는 이 같은 거제시의 장기간에 걸친 관광개발 의지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를 가져왔으며, 행정력의 크나큰 손실을 불러일으킨 사건으로 큰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대우건설의 사업포기 이유는 참으로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많다. 지난해 12월 금호그룹이 대우건설을 인수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금호그룹은 현재 통영시 도남동 4천여평의 부지에 연건평 8천7백여평 규모의 지상 15층 마리나콘도를 운영중에 있다.

대우건설측은 이 같은 금호그룹의 통영 마리나콘도와 장목관광단지가 중복투자로 인한 문제 등으로 더 이상의 사업추진은 곤란하다는 것이다. 참으로 황당하고 괘씸한 생각마저 떨쳐 버릴 수 없다.

국내 최고의 건설사인 대우건설이 금호그룹에 인수됐다는 이유로 11년 동안이나 끌고 왔던 경남 최대의 관광개발 프로젝트를 하루아침에 포기하는 것은 3백20만 경남도민들과 20만 거제시민들을 우롱한 처사로 받아들여진다.

기업 이익을 위해서는 온 정성을 다해 쏟아 부은 시민들과의 약속은 휴지조각이 돼도 아무런 죄책감도 받지 않는다는 오로지 이익추구에만 눈먼 악덕 기업윤리의 전형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할 뿐이다.

거제시의 강력한 대응 필요

금호그룹이 인수한 대우건설은 국내 건설업계 6년 연속 공급실적 1위, 매출 4년 연속 1위, 2년 연속 수주 1위라는 실적을 가진 업체다.

대우건설이 현재 경남도와 거제시와 관련해 추진중에 있는 사업에는 오는 2010년 준공예정인 ‘거가대교’ 공사가 있다. 거제시 오비만 6만여평을 바로 거가대교 침매터널 제작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공유수면 5만여평을 매립한 곳이다.

그러나 대우건설측은 환경단체의 반대 등 각종 민원을 이유로 공기에 차질이 우려된다며 침매터널 제작을 통영의 안정공단으로 변경한 사실이 있다.

결국 침매터널 제작장을 이용, 공유수면 수만평을 매립해 거가대교 상판 제작장으로 슬그머니 변경한 후 공단조성으로 큰 이익을 챙길 속셈인 것이다.

이번 장목관광단지의 사실상 포기 선언으로 대우건설은 거제시민들에게 2차례에 걸친 약속을 어긴 비윤리적인 기업으로 비쳐지게 됐다.

시는 이번 사태가 그냥 넘길 사안으로 받아들여서는 절대로 안 될 것이다. 물론 대우건설이 장목관광단지 인수 희망업체를 물색하고 있다고 하지만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국내 최고의 건설사인 대우건설과 재벌그룹인 금호그룹이 손을 뗀 대형 관광프로젝트에 선뜻 나서겠다는 업체가 있겠느냐는 것이 그 첫째 이유다.

관광단지 조성사업의 핵심인 골프장을 타 사업자인 (주)로이젠이 추진하고 있어 콘도 건립 등으로 사업 자체가 불확실하며 26만여평의 관광지 조성에 1조원 이상의 막대한 사업비가 투자되는 등 손익계산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것도 문제다.

결국 장목관광단지 포기는 “기업의 이익추구에 도움이 되지 않아 포기할 수 밖에 없으니 경남도와 거제시는 그렇게 알고 있으라”는 소리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상황이 이쯤되면 시도 강력한 조치를 취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동안 쏟아 부었던 행정력과 시민들의 염원을 져버린 보복이라기보다는 이익추구에만 눈먼 기업의 횡포를 막기 위해서라도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

사업주체가 다른 골프장과 콘도, 호텔, 해양레포츠센터 등의 연계 개발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판단되면 장목관광단지의 지정 취소로 ‘대우건설의 장목 관광단지 조성 백지화’선언이 필요한 것이다. 돈 되는 사업만 골라서 하는 기업이라면 국민들로부터 비난받아야 마땅함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대우건설과 금호그룹은 각성해야

국책사업에 가까운 ‘거가대교’의 민자사업 주관사인 대우건설은 오는 2010년 준공예정으로 현재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마디로 말해 ‘돈 되는 사업’에는 한치의 양보도 없이 밀어붙이기식으로 일관하는 꼴이다.
그동안 장목관광단지 조성계획으로 인해 거제지역 땅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으며 거제시 전역이 ‘부동산 투기지역’으로 묶인 것에도 일조한 것은 사실이다.

여기에다 현재 장목관광단지내의 땅값은 보상기준으로 논의 경우 30-50만원, 밭 30-40만원, 임야 7-14만원으로 돼 있다. 이 땅값은 거가대교가 개통되는 2010년  이후 쯤이면 3-4배 가까이 뛸 것으로 부동산 업계는 보고 있다.

만일 이번 대우건설의 사업포기 선언이 땅장사 속셈과 관계가 있다면 용서받지 못할 기업의 이미지로 남을 것이다.

금호그룹의 중복투자설도 설득력이 없어 보이긴 마찬가지다. 인근 통영에 지난 95년 문을 연 마리나콘도가 있지만 객실수 2백72개로 거제, 통영 등 남해안 관광객들은 수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최근에는 겨울에도 객실이 모자랄 정도로 호황을 누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중복 투자하며 사업을 포기한다는 것은 이해가지 않는다.

이번 장목관광단지 조성사업 포기 선언으로 대우건설과 금호그룹은 전국지방자치단체들은 물론 국민들로부터 좋지 않은 기업 이미지를 남기지나 않을까 걱정된다.

정확한 해명과 시의 입장 밝혀주길

시민들은 아직도 어리둥절할 것이다. 장목관광단지 건설이 완전히 물 건너 간 것인지, 다른 사업체가 인수할 것인지….

지난해 12월까지만 해도 장목관광단지 조성계획 변경을 신청해 승인받았으며 장목면 구영리와 송진포 주민들을 모아 선진관광지 시찰 등 사업추진에 강한 의욕을 보여왔었다.

이런 상황에서 갑자기 사업포기 발표가 있자 주민들은 한숨만 내쉬고 있다. 그동안 기업의 횡포에 놀아났던 분한 생각에 제대로 잠이 오지 않는 사람도 많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정확한 해명과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시의 설득력 있는 발표가 있어야 한다.

관광단지 조성 포기 발표도 실의에 빠진 20만 시민들을 생각해서라도 시는 이보다 더 나은 행정력으로 희망을 안겨다 줄 수 있는 대안을 찾아줘야 할 것이다.

유명가수와 연예인을 불러와 온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장목관광단지 조성사업이 거제시민들에게는 좌절과 실망으로 돌아오지 않길 바랄 뿐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