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좋은 사람들을 만났으니 운 좋은 사람이에요"
"한국에서 좋은 사람들을 만났으니 운 좋은 사람이에요"
  • 이미경 기자
  • 승인 2013.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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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은행 취업한 결혼이민자 진홍진 씨
10년 전 베트남 여행온 남편 만나 국제결혼…봉화에서 2년 살다가 8년 전 거제 정착

타국에서 성공적인 결혼과 취업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두 번째 주인공은 경남은행 옥포지점에서 일하는 진홍진(30) 씨다.

외환사업부에서 고객들의 통번역과 다문화가정의 금융서비스를 돕는 일을 도맡아하며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

동남아의 아름다운 국가 중 하나인 베트남에서 온 진 씨에게 "한국말 유창하시네요"라고 말하자 "예전에는 더 유창했는데 요즘은 베트남 친구들을 자주 만나 오히려 발음이 더 어눌해졌다"며 방긋 웃었다. 말 한마디 한마디에 한국생활에 대한 만족감과 행복이 그대로 묻어나오는 듯 했다.

낯익은 한글이름에 본명이냐고 묻자 "원래 이름을 한자로 바꿔 주위 사람들에게 조언을 듣고 좋은 의미를 담아 한국 이름으로 만든 것이에요"라고 수줍게 말했다.

현재 10살, 7살 두 아이의 엄마이지만 아직 앳된 얼굴의 진 씨는 "2003년도 베트남으로 여행 온 남편을 만나 결혼하면서 다음해 한국으로 건너와 첫 아이를 출산했다"고 말했다.

남편의 고향인 경상북도 봉화에서 2년간을 살다가 거제로 건너 온 지도 벌써 8년 째. "경북 봉화와 거제의 분위기는 또 달라 한국 이미지를 단정하기 어려워요. 하지만 봉화는 사람이 적은 시골마을이라 밤에 무서워도 베트남 고향과 환경이 비슷해 정겨운 면이 있고 거제는 사람이 많아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기회가 많아 둘 다 좋은 부분이 있다"라고 말했다.

친정 부모님을 고향에 두고 온 그는 명절이나 속상한 일이 있을 때마다 가장 그립다고 한다.

하지만 워낙 긍정적인 성격을 가진 진 씨는 그 때마다 마음에 두지 않고 훌훌 털어버린다고. 자녀들에게도 고향인 베트남 이야기를 자주 해주는 것도 그리움을 달래는 방법중 하나라고 한다.

진 씨에게 한국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한국 남자'였다. 20살이라는 어린나이에 첫 아이를 출산하고 산후조리로 힘들어 하는 그를 위해 2개월 동안 밤새워 아이를 보살피고 힘든 일은 도맡아 하며 지극정성으로 보살펴 주는 남편을 보고 "베트남 남성들은 여성들이 하는 일에는 관여를 하지 않는데 한국 남자들은 그에 비해 친절하고 요리도 직접 하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을 '운 좋은 사람'이라고 말한다. 통·번역일을 해오던 자신에게 경남은행에 취업이라는 더 좋은 기회를 준 다문화센터 직원 이하 많은 사람들에게 감사를 전하며 열심히 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진 씨는 "아직 한국말이 서툰 베트남 친구들이 많은데 이들이 나와 같은 아픔을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여건이 된다면 앞으로도 이 일을 계속 하면서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은 주고, 친구들과도 활발한 교류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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