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에는 현재 4개의 도서관이 있으며 이중 장평·옥포·장승포도서관은 시립도서관, 고현동의 거제도서관은 교육청 산하 도서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도서관들이 각각 관리하는 시스템이 다르다보니 시민들의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에 따라 시립도서관과 거제도서관의 시스템 통합의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거제교육지원청이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어 당분간 시스템 통합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장평동에 사는 최모(29) 씨는 지난 18일 고현동의 거제도서관을 이용했다가 당황했던 경험을 털어놨다. 거제도서관이 시립도서관이라고 생각하고 시립도서관 회원증으로 도서대출을 하려다가 해당 회원증으로는 대출할 수 없다는 말을 들었던 것이다.
거제도서관은 시립도서관과 다른 시스템으로 운영되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듣고는 수긍했지만 의문이 남는 것은 여전했다.
최 씨는 "시민이 효율적이고 편하게 이용하려면 거제지역에 있는 어떤 도서관이든 구분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시스템은 통합해 운영하되 관리만 따로 하도록 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거제도서관에서 한 달 이상 연체한 사람이 장평도서관에서 태연하게 책을 대출할 수 있게 된다면 분명 문제가 있는 것"이라면서 "불량이용자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통합이 필요한 이유는 충분하다"고 주장하며 시스템 통합을 촉구했다.
이와 관련 실제로 거제시의회는 지난해 6월경 도서관 관리시스템 통합에 대한 논의를 한 차례 진행했다. 당시 거제지역 시립도서관 시스템을 통합하는 과정에서 거제도서관도 통합의 대상에 포함됐다.
하지만 이에 대해 거제교육청은 관리책임의 문제와 예산상 문제를 거론하며 난색을 표해 무산됐다.
거제교육청 관계자는 "오류가 생겼을 때 누가 책임을 질 것인지의 문제와 예산부족의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면서 "다른 지역에서도 교육청 산하 도서관과 시립도서관이 통합한 예는 없었던 만큼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거제도서관은 통합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어 대조된다.
거제도서관 관계자는 "통합되면 불량이용자도 감소되는데다 시민들도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점에는 동의한다"면서도 "교육청의 관리를 받고 있는 만큼 시스템 통합에 대해 풀어야 할 숙제가 많을 것 같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시립도서관 관계자는 "교육청 산하 도서관과의 통합은 타 도시에게 선진사례를 제공할 수 있게 돼 분명 긍정적인 요소가 많다"며 "통합을 위해 계속 노력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