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성신문 1992년 6월20일> 서울 부산 울산 등 대도시 공업지역에서만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던 산성비가 거제전역에서 내리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산림청 임업연구원이 지난해 5월부터 올 4월까지 전국 65개 지역을 대상으로 강우산성도를 측정한 결과 경남도의 경우 울산 4.37, 거제 4.57, 창원 4.88, 진양 5.01 등으로 강산성비가 내리고 있으며 하동 창녕 김해 삼천포 등지의 중소도시 및 농촌지역에까지 약산성비가 내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산성비는 약간만 내려도 각종 식물의 생장저하, 수확감소, 병해충발생 등의 가시적인 피해가 나타나며 인체에도 심각한 해를 끼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강우 PH가 5.6-5.7이면 정상이나 5.1-5,5이면 약산성, 5.0 이하면 강한산성으로 분류된다.
한려해상국립공원과 함께 공해밀집공장이 없는 절대안전지역으로 인식돼 오던 거제도가 이번 조사에서 강우 PH 4.75을 기록하며 강산성비 피해권역으로 알려지자 대부분의 주민들은 의외라는 반응과 함께 산성비 피해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를 점차 높이고 있다.
실제로 강우 PH4.57의 수치는 창원(PH 4.88)보다 오히려 강우산성도가 높은편이며 심각한 공해지역으로 알려진 울산시(PH 4.37)에 거의 육박하는 수준이다.
이처럼 거제지역의 강우 산성도가 높은 이유는 부산 울산일대의 공해먼지가 계절풍(북동풍)을 타고 거제도쪽으로 날아와 비를 뿌리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한편 산성비와 관련 부산지방환경청 관계자는 “거제도나 기타 농촌지역의 산성비 원인은 해당지역 공해배출 때문이라기보다는 인근 도시공단지역 공해가 직접적인 원인”이라 지적하고 “최근의 공해피해 광역화 추세와 관련, 경남도내 4곳밖에 없는 산성비 측정망을 주요지역으로까지 확대 설치해 사전홍보 등 다각적인 대책을 수립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