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지역 조선기자재업체의 나아갈 방향
우리지역 조선기자재업체의 나아갈 방향
  • 거제신문
  • 승인 2013.07.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상선의 수주가뭄으로 인한 조선블록생산업체의 물량감소가 갈수록 심각하다. 이에 대형 조선사들은 하나같이 상선으로 채우지 못하는 물량대신 석유시추를 위한 해양플랜트 물량을 적극 수주해 큰 성과를 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 지금까지 선박블록 생산에만 의존해오던 조선기자재 협력업체들은 일감 부족으로 매우 심각한 처지에 놓여 있다.

순전히 대형조선소들의 물량수급에만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외주 협력업체들로서는 모기업의 물량고갈이 가져다준 당연한 결과지만 이러한 파급효과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 또한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거창하게 지역경제를 논하기 전에 기자재업체들의 생존과 근로자 개개인의 생계문제가 더욱 절실하다.

그나마 우리지역에는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라는 세계2~3위의 거대조선소가 있어 향후를 기대 할 수라도 있지만 기타 지역은 상상할 수 없는 어려움에 처해 있다. 인근 통영과 고성지역의 실태를 보면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통영지역의 경제권을 지배하던 중형 조선소들은 대부분 문을 닫았다. 고성 또한 동해면 등 해안가에 수십개의 조선 기자재공장들이 산재해 있으나 가동 중인 공장은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

거제시는 이러한 현상을 미리 예견해 향후 조선에서 해양플랜트생산으로 전환할 경우를 대비 해양플랜트 기자재 연구단지는 물론 해양플랜트 생산 연구단지를 적극 유치하고, 나아가 해양플랜트생산을 위한 거대 산업단지 조성을 대통령 공약사업과 연계해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러면 이러한 상황을 맞이한 우리지역의 조선기자재 협력업체들은 향후 해양플랜트의 일감을 받아 처리하기 위해 앞으로 어떠한 자세로 생존전략을 짜야할까?

첫째로 현재의 상황을 심각하게 인식해야 한다. 조선전문분석기관(클락슨 등)의 자료를 들먹일 것도 없이 바로 우리 주변에 있는 근로자들의 입들을 통해서 들으면 그것이 현실이다 그들의 입에서는 하나같이 "불록을 건조할 일감이 없다"는 것이다. 둘째 해양물량을 처리하기 위한 기술력을 높여야 한다. 해양플랜트 물량을 처리하기에는 지금의 선박건조기술 정도로는 안된다.

해양물량을 처리할 계획이 수립된 업체에서는 모기업에 요청해 기술력 향상을 위한 꾸준한 트레이닝을 받거나 자체적으로 분야별 전문기술자들을 영입해 철저한 훈련을 통해 기술력을 업그레이드 해야 할 것이다. 해양플랜트는 조선블록보다 제작단가가 3배 이상 높은 반면에 제작 검사가 조선블록보다도 3배 이상 까다롭다.

엄격한 품질과 고도의 기술력을 요하며 정밀한 제조공정을 요한다. 조선블록을 생산하던 기술력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

셋째 공장검증 준비에 대비해야 한다. 생산부지·제조공장·레이아웃구성·각종제작공정·설비 및 장비보유실태·품질확보계획·안전환경 수립대책·회사재정상태 부채비율·기술력확보상태·각종 자격증소지현황·주요 경영진의 이력·경험있는 생산현장 간부들의 포진상태·수송거리 등에 대해 철저한 검증을 통해 모기업에 등록해야 일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물량을 받기까지 참으로 험란한 코스가  예정돼 있는 것이다 .

넷째 현재의 조선기자재 생산 체제를 해양플랜트생산 채재로 시스템을 전환하고 각종 설비와 레이아웃을 다시 짜야 할 것이다.

지금 필자가 속해있는 공단도 모든 것이 선박블록생산에 맞도록 구성돼 있으며, 어느 업체라도 독립적으로는 해양물량을 처리할 수 없는 구조로 돼있어 향후 해양물량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그야말로 해양생산협동화공단으로 재탄생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이 심각한 국면에 처해있는 우리지역의 조선기자재 협력사들은 지금까지 각자가 그동안 맺어놓은 모기업과의 인연만 믿고 있을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구책을 강구함으로서 기업도 살고 근로자도 살며 지역경제도 살리는 방법이 무엇인지 깊은 고민에 빠져봐야 할 시점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