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민호 시장, "행정 수장의 땅이라는 이유로 역차별 당해야 하냐"며 발끈
거제시의회 한기수 의원이 하청 덕곡일반산업단지와 사곡만 국가산업단지 추진과 관련, 시장과 측근들의 투기 의혹을 제기하며 권민호 시장과 가시 돋친 설전을 벌였다.
한기수 시의원은 지난 3일 열린 제161회 거제시의회 제1차 정례회 시정 질문을 통해 덕곡일반산단 추진에 따른 시장 땅 편입에 대한 문제점과 차세대산업단지 용역결과의 변경 사유 등을 따져 물었다.
이날 한 의원은 "덕곡만에 추진되던 차세대산업단지가 취소된 뒤 권 시장 소유의 땅이 있는 인근부지에 일반산단이 다시 추진되고 있다"면서 "일반산단 추진이 시장의 재산가액을 늘리기 위한 특혜라는 의혹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의원은 "일반 사업자라면 따로 질문할 필요는 없지만 시장이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며"덕곡 일반산단 부지의 많은 부분을 소유하고 있는 A업체에 권 시장의 주식이 얼마나 있느냐"고 거듭 추궁했다.
한 의원은 또 "하청면 덕곡만 일원에 추진하던 차세대산업단지 부지가 사곡만으로 변경된 것은 처음부터 시장의 의중이 사곡만에 있었기 때문이 아니냐"면서 "지난 일련의 과정을 살펴보면 시장 측근들이 토취장으로 활용할 사곡만 인근 산을 매입했다는 등의 각종 특혜관련 소문이 현실화 하는 것 같아 우려된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청렴이라는 것은 남이 인정해 주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제 논에 물대기식의 행정은 문제가 되는 만큼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을 메는 행위는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의원의 질문에 권 시장도 목소리를 높이며 반박했다. 권 시장은 "행정의 수장이기 때문에 역차별을 당할 이유는 없다"면서 "덕곡 땅에 대한 논란은 시장을 폄훼하기 위한 일부의 주장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권 시장은 "시장이 부당한 힘을 행사하면서 부정을 할 때 문제가 되는 것일 뿐"이라면서 "땅 값은 감정을 통해 똑같이 주는 것이지 시장 또는 시장의 측근 땅이라고 해서 더 많은 금액을 주지는 않는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대승적인 질문이 아니라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다루는 것은 시정에 대한 불신을 증폭시키는 것일 뿐"이라면서 "사유재산에 대한 질문은 개인적으로 찾아와 물어보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
시정 질문 도중 두 사람 간의 감정이 격앙되면서 공격적인 발언도 잇따랐다.
한 의원이 시장 측근들에 대한 사곡만 지역의 땅 투기의혹을 제기하자 권 시장은 "한 의원이 (사곡 주변)땅을 사면 되지 않나"고 대응했고, 한 의원은 "그럴만한 돈이 없다"고 맞받았다.
또 한 의원이 "거제시민들이 선출직 대표로 뽑아 줬기 때문에 사유재산에 대한 질문을 할 수 있다"고 강조하자 권 시장은 "그러한 권한을 누가 줬느냐. 시장이 땅 값을 과도하게 요구한다면 한 의원이 직접 팔아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