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제시교육장배 육상대회 7연승에 빛나는 중곡초등학교에서 거제 육상의 희망이 될 '인재'가 탄생했다. 작은 체구에 멋쩍은 웃음을 짓는 평범한 또래소녀지만 800m 장거리 스타트를 알리는 총소리가 울리면 경상남도에서 최고 빠른 '육상소녀'가 된다.
중곡초등학교 체력단련실에서 서순영 지도교사와 만난 김혜원(6년) 학생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무더운 날씨에도 어김없이 고된 오후 훈련을 마치고 돌아온 중곡초등학교 육상부 선수들과 서순영 지도교사의 얼굴에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그래도 활기찬 모습을 잃지않는 그들중 맏언니 노릇을 하고 있는 김혜원 학생은 또래처럼 짖궂은 장난을 치다가도 이내 진지한 모습이다.
서순영 지도교사는 "혜원이는 육상부 후배들에게 선배를 넘어 선망의 대상"이라고 표현했다.
"전국소년체전에서 4위의 아쉬움을 딛고 KBS배 전국육상선수대회에 1위를 차지했을 때 그 순간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이 기뻤어요. 거기다 주니어 국가대표까지 선발돼 온 학교를 얼마나 방방 뛰어 다녔는지 몰라요"라고 당시를 떠올리며 서순영 교사와 마주보고 깔깔 웃었다.
김혜원 학생이 육상을 시작한 것은 2학년. 처음 그에게 육상은 '시켜서 하는' 운동이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육상에 대한 흥미를 스스로 느끼지 못했어요. 그만두겠다고 울기도 하며 점차 포기를 다짐했어요".
그러던 중 그 앞에 나타난 서순영 교사와 이전 교장선생님의 설득 끝에 머리를 자르는 큰 결심을 시작으로 운동에 몰두했다. 집이 옥포인 혜원 학생을 위해 서순영 교사는 두 달여 간을 자신의 집에 데리고 지내며 새벽훈련을 함께 뛰었다. 그 덕분이었을까. 몇년간 깨지 못했던 기존기록을 10초나 앞당겨 신기록을 만들어 내는 쾌거도 이뤄냈다.
김혜원 학생은 "이전 교장선생님이 저에게 말씀하셨어요. '터를 마련해 놓고 왜 그만두려 하니'라고요. 서순영 선생님도 저를 위해 많은 희생을 해주셔서 제가 왜 운동을 해야 하는지 깨닫게 해주셨죠"라고 말했다.
이제는 무엇보다 달리는 것이 좋다는 김혜원 학생. 그는 주니어 대표로 선정돼 방학동안 전지훈련을 떠나며 장학금도 받게 된다.
더 높이 날아오를 일만 남은 혜원 학생은 "계속 운동을 하게 해준 모든 분들게 정말 감사드린다"며 "육상부 후배들도 포기하지말고 꿈을 향해 달렸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한다.
서 교사는 "혜원이가 더 힘든 훈련이 기다리고 있을텐데 전국대회 경험을 발판삼아 긴장하지 말고 자신감을 가지고 임하면 좋겠다"는 격려를 잊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