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지역으로 알려진 거제시에도 '배스' 등 외래어종이 번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몇몇 민물낚시를 즐기는 마니아들 사이에 배스를 비롯해 정확한 명칭을 알 수 없는 외래어종이 잡히고 있다는 증언이 속속 나오고 있다.
이들의 말을 종합하면 거제에서 배스가 발견되는 곳은 거제면 소재 거제저수지(수정저수지)와 연초면 소재 오비저수지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동부저수지의 경우 정확한 명칭을 알 수 없지만 피라미의 일종처럼 보이는 외래어종이 번식하고 있는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배스의 출현 경위와 관련 모 낚시 마니아는 "플라이낚시나 루어낚시를 즐기는 동호회 사람들이 일부러 저수지에 배스를 풀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전에 모 저수지에 배스를 방생하려는 것을 저지한 적이 있는데 단속하지 않으면 계속 이런 현상이 일어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거제저수지에서는 루어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이들에게 배스가 낚이는지 여부를 확인한 결과 심심찮게 올라오며 크기가 4~50㎝에 달하는 대물의 손맛도 볼 수 있다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이처럼 최근 거제에서도 서식이 확인된 배스의 정확한 명칭은 큰입우럭(largemouth bass)으로 학명은 Micropterus salmoides로 알려져 있다. 농어목 검정우럭과에 속하는 배스는 민물농어로도 알려져 있으며 최대 97㎝까지 성장한다.
배스의 특징은 등쪽이 어두운 초록색이며 배쪽은 연한 노란빛이 나는 흰색을 띄고 있다. 원산지는 북아메리카이며 지난 1970년대 식용을 목적으로 양식하기 위해 국내에 반입된 이후 전국의 하천과 저수지, 댐 등으로 서식지를 넓히고 있다. 특히 배스는 장비가 비교적 간편한 루어낚시를 통해 낚을 수 있으며 보통의 민물고기와 달리 입질이 좋아 폭넓은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이같은 배스의 출현과 관련 거제의 경우 인위적으로 방생하지 않을 경우 배스가 서식할 수 없는 구조라는 게 거제환경운동연합(회장 박광호)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물고기인 배스가 바다로 이동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이미 4~5년전부터 몇몇 저수지에 배스가 서식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며 "5년 정도면 저수지의 풍토에 어느 정도 적응해 생태계를 교란하거나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예전에는 배스가 생태계를 교란하는 주범으로 인식돼 문제가 됐지만 어느 정도 현지화된 이후에는 인식이 바뀌고 있다"며 "만약 생태계에 영향을 주거나 문제가 된다면 현지 조사 후 대책을 세우거나 배스의 천적인 가물치를 방류하면 문제를 일부나마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거제시 관계자는 배스의 서식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방생을 통해 서식하게 됐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사전에 알지 못했기 때문에 당장에 조치를 취할 수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