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위한 헌신과 사명감이 지역언론 시발점이었습니다"
"지역 위한 헌신과 사명감이 지역언론 시발점이었습니다"
  • 배창일 기자
  • 승인 2013.07.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거제신문 초대 발행인 김경언

"올바른 생각을 가진 이들이 순수한 희생정신으로 창간한 거제신문입니다. 25년의 세월을 넘어 지역의 변화와 발전을 위해 더 큰 역할을 해 줄 것을 믿습니다."

거제신문 초대 발행인으로 지역 언론 역사에 큰 획을 그은 김경언 씨. 창간 25년을 맞은 올해 만난 그는 여전히 지역을 사랑하고 지역사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는 젊은 청년이었다.

"노태우 정권이 들어서면서 지역주간신문 창간이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변경됐습니다. 당시 문광부에 제일 먼저 창간 서류를 접수했었죠.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몰라도 3번이나 반려됐습니다. 가만있으면 안 되겠다 싶어서 당시 문광부 소속위원이었던 강삼재 의원 등에게 연락해 도움을 요청했지요. 서류가 3번만 반려되지 않았더라면 전국 최초의 주간신문 창간은 거제신문 몫이 됐을 겁니다."

거제신문 창간 당시만 해도 군사정권의 서슬이 시퍼렇던 시대였다. 고난과 질곡의 시대였지만 지역신문 창간을 위한 노력은 그 어느 때 보다 뜨거웠다.

"군정시대라는 역사적 비극 속에서도 지역을 위한 순수한 헌신으로 만들어진 것이 거제신문입니다. 뜻있는 사람들이 모여 거제의 발전을 위해 힘을 합쳤던 결과지요. 간부직들은 무보수로 일하면서 기자들만 활동비로 얼마간의 돈을 받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돌이켜 생각하면 전 직원들이 사명감 하나로 지냈던 시간이었죠."

김 씨는 지역의 다양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점을 찾는 일에 전 직원들이 보람을 느꼈다고 했다.

"노태우 정부에서 기업의 부동산을 정부가 사들이는 정책을 펼쳤습니다. 당연히 기업은 부동산을 신고해야 했지요. 그런데 대우조선에서 장목지역의 부동산을 누락시키는 일이 있었습니다. 부동산에 돈을 투자해 비자금을 마련하는 전형적인 수법이었지요.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취재해 특종기사를 작성했습니다. 한겨레에서 기사를 인용해 전국적으로도 큰 반향을 일으켰지요.”

김 씨는 거제신문 발행인으로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고 했다. 고 노무현 대통령,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문재인 국회의원, 김두관 전 도지사 등이 그가 만났던 이들이었다.

당시 거제신문은 야당 인사들의 집합소와 같았다고 했다. 공권력의 압력에 고초를 겪는 일도 많았고 항의하는 이들이 신문사로 몰려와 집기를 부수는 일도 허다했다고 한다.

"지역에 대한 사명감이 모든 어려움을 이길 수 있는 원동력이었습니다. 앞으로의 거제신문도 정치적 편 가르기보다는 지역발전과 시민 계몽에 앞장서 균형 잡힌 보도로 지역을 선도하는 역할에 충실해야 할 때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