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혈과 한의학
어혈과 한의학
  • 거제신문
  • 승인 2007.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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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용하 / 용하한의원 대표원장

어혈이란 깨끗하지 못하고 더러운 비 생리적 혈액으로써 모세혈관 내에 쌓여 순환이 잘 되지 않는 혈액이므로 정상적인 혈액의 기능을 상실하여 질병을 방어하는 아무런 역할도 못하고 세균에 대하여 영양분을 공급하거나 향균성을 상실한 것이다.

여자에게 여혈이 많으면 생식기의 염증과 여러 부위의 통증이 많이 생긴다. 어혈이 어느 부위에 있는가에 따라 나타나는 증상도 다르다. 심장에 있을 때에 나타나는 증상은 가슴이 두근거리고, 답답하고, 묵직하기도 하고, 쿡쿡 찌르기도 하고, 쪼이듯이 아프기도 하고, 터질듯이 아프기도 하며, 뻐근하게 아프기도 한다.

통증이 심한 경우에는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이며, 식은땀을 흘린다. 입술이나 손톱, 발톱이 퍼렇게 멍든 것처럼 되고, 혀의 색깔이 어둡고, 칙칙하다.

맥은 가늘고 흐름이 부드럽지 못하며, 혹은 맥이 한 번씩 뛰다가 쉬는 부정맥이 나타난다. 혹은 정신이상을 나타내기도 한다. 폐에 있을 때에 나타나는 증상은 가슴에 통증이 묵직하게 있고, 침이나 가래를 뱉으면 피가 섞여 나오고, 숨이 가쁜 경우도 있다.

간에 있을 때에 나타나는 증상은 옆구리가 자주 결리고, 통증이 있다. 갈비뼈 밑에 덩어리 같은 것이 단단하게 만져지고, 이 덩어리는 특정 부위에 고정되어 있다. 위장에 있을 때에 나타나는 증상은 명치 밑이나 배의 어느 부분이 아프고, 간혹 쿡쿡 찌르면서 아플 때가 있고, 피 덩어리를 토하거나 대변 색깔이 시커멓게 나오기도 한다.

두뇌에 있을 때에 나타나는 증상은 두통이 있고, 머리가 어지러운 것이 오래 되어도 낫지 않고, 머리가 아픈 부위가 어느 한쪽으로 고정되어 있어 묵직하거나 쿡쿡 찌른다.  자궁에 있을 때에 나타나는 증상은 생리통이 심하고, 생리가 빨리 나왔다 늦게 나왔다가 몇 달씩 나오지 않거나 나이에 비해서 폐경이 빨리 된다.

생리 색깔이 어둡고 검고, 간혹 덩어리가 많이 섞여 나온다. 생리 양이 갑자기 많아지면서 출혈같이 나오고 덩어리가 많이 섞여 나온다. 생리양이 갑자기 너무 적어져서 검은 덩어리가 가루처럼 나오기도 한다. 질감염이 자주 와서 질 부위가 헐기도 하고 가렵기도 하고, 냉이 많아진다.

피부에 있을 때에 나타나는 증상은 피부가 거칠어지고, 조금만 부딪혀도 피부에 멍이 든다. 갑자기 추웠다가 갑자기 열이 나기도 한다. 근육에 있을 때에 나타나는 증상은 갑자기 열이 나서 식은땀이 많이 나기도 하고, 근육이 단단해지거나 뻐근하게 아프고 뭉치면서 부풀어 오르기도 하고, 멍이 든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근육을 누르면 안에 뭔가 있는 듯한 느낌이 들고, 걸음을 많이 걷거나 갑작스런 동작에 어느 특정 부위가 결리는 불편한 상태가 나타난다. 혈관에 있을 때에 나타나는 증상은 여기 저기 돌아다니면서 쑤시고, 아프며, 부딪히지 않았는데도 쉽게 멍이 든다.

오랫동안 팔베개를 하거나 팔을 들고 있거나 오랫동안 옆으로 누워 있으면 손발이 쉽게 저리며, 오랫동안 앉아 있다가 일어나도 뻣뻣해지고 저리기도 한다.

어혈은 한의학적으로 그 원인에 따라서 한, 열, 기, 혈, 담음, 외상으로 나눈다. 한이란 찬 기운에 의해서 혈관이 수축되거나 혈액의 흐름이 느려지거나 혈액 속의 여러 성분들이 엉켜서 몸에 이상 반응을 나타내는 것을 말한다.

찬 음식을 많이 먹거나 찬바람을 많이 쐬거나 찬물에 장시간 들어가 있거나 찬 지역에서 오랫동안 생활하면 체온이 저하되고 우리 몸의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어 혈관이나 혈관운동을 조절해주는 신경계, 호르몬계, 혈액 구성성분 등이 영향을 받아 어혈이 형성된다.

열이란 우리 몸에서 필요한 에너지보다 더 많은 음식물을 섭취하여 에너지 과잉 상태가 되어 항상 몸에 열이 많이 차 있어 혈액 순환에 영향을 미치고 혈액 구성성분과 혈액의 흐름에도 영향을 미쳐 어혈을 형성한다.

타고날 때 열이 많은 사람이 생활하면서 맵고 짠 것을 좋아하고, 인삼이나 옻닭, 녹용, 사슴피, 개고기, 닭고기, 염소, 양고기, 노루고기, 사슴고기 같은 것을 많이 섭취하여 자기가 가지고 있는 기본열보다 더 많은 열이 공급되어 탁한 피인 어혈이 만들어진다.

그래서 코피가 자주 터지고, 피가 끈적끈적하며, 망막 혈관에도 부담을 주어 눈이 흐릿하거나 붉은 반점 등이 나타난다. 술을 과음하여 열을 축적시켜서 혈액 전체가 오염되어 술만 먹으면 붉은 반점이 전신에 나타나고, 많이 가렵기도 하고, 대변에 피가 섞여 나오기도 한다.

몸에 열이 많이 있고 얼굴에 열이 자주 올라오고 붉어지며, 심하면 거미 모양의 혈관이 나타나기도 한다. 갈증이 많이 나서 찬물을 자주 마시고, 소변이 노랗고 혹은 붉게 나와 뇨혈이 생기기도 한다. 혀가 아주 붉어지고, 건조해지고 심한 경우 갈라지기도 한다. 

기란 우리 몸을 활동하게 하는 에너지와 행동을 하기 전의 마음가짐과 스트레스 반응, 힘의 원천을 말한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혈관 흐름을 조절하는 신경계와 호르몬계가 부담을 받고, 심장 자체의 활동이나 근육 상태, 관상동맥 혈관의 흐름, 심장대동맥의 압력, 순환, 혈관 벽의 긴장도, 말초순환계에 영향을 미쳐 어혈을 형성한다.

심한 과로나 지나친 운동, 장시간의 업무 집중, 잦은 밤샘 등으로 인하여 몸의 활동 에너지가 떨어져서 혈관 운동이나 혈액 대사에 영향을 미칠 때도 발생한다. 운동부족, 의욕상실, 게으름, 지나친 수면, 불규칙한 식사로 인하여 혈액의 정화가 제대로 되지 않아 어혈을 형성한다.

혈이란, 우리가 먹고 마시고 한 영양분 중 가장 맑은 영양분이 혈액이 되어 우리 몸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면서 오장육부, 두뇌, 눈, 코, 입, 팔, 다리 등에 영양을 공급하여 정상적인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한다.

이 혈액이 오염되거나 정상적인 대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거나 흐름이 원활하지 못하면 어혈이 형성된다. 

담음이란 우리 몸에 불필요한 수분, 지방(콜레스테롤), 찌꺼기, 노폐물 등이 몸 밖으로 배설되지 않고 우리 몸에 축적되어 혈액으로 들어가서 혈액의 흐름을 방해하고 구성 성분의 변화를 일으켜 어혈을 형성한다.

외상이란 우리가 살아가면서 부딪히기도 하고 넘어지거나 떨어져서 다치기도 하고, 교통사고를 당해서 골절이나 근육이 뭉치거나 멍이 들기도 하고, 출혈이 되기도 하여 탁한 피인 어혈들이 형성된다.

수술을 많이 하면 혈액의 흐름이 둔화되므로 어혈이 형성된다. 수술 후 조직이 재생되는 과정에서 불순물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아 어혈이 형성된다. 출산이나 유산 후 몸조리를 완전히 하지 않아 어혈이 형성된다.

어혈은 한의학적인 독특한 개념으로서 진단과 치료 방법이 체계화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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