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의 도시를 만들자
문화의 도시를 만들자
  • 거제신문
  • 승인 2007.05.2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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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회 전국연극제가 우리지역에서 열리고 있다. 각 도(道)의 대표적인 연극단이 거제로 와서 지금 거제 문화예술회관에서 연일 공연을 무대에 올리고 있다.

이런 행사가 거제에서 개최되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은 아니다. 행사의 유치를 위해 수고를 아끼지 않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린다.우리지역은 여러 차례 밝힌 것처럼 소득 3만 달러가 목전에 다가와 있다.

최근 30년 동안 우리는 양대 조선소의 성장에 힘입어 전국에서도 몇 손가락 안에 드는 잘 사는 도시로 변모했다. 풍부해진 경제력으로 땅도 사고 집도 장만한 사람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들의 일상사는 무척 단조롭다.

출근하고 퇴근하고, 그리고 저녁에 술을 마시거나 쉬는 날이면 낚시터나 산으로 간다. 때로는 운동도 하지만, 대체로 판에 박힌 일들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단조로운 일상 때문에 사람들은 권태롭다거나 자기발전이 정체된다는 말을 종종 한다.

나는 이런 부류의 사람들을 만나면 문화나 예술 활동에 시간을 투자해 보라고 권한다. 문화(예술)는 사람을 다른 동물과 구분짓는 경계이다. 먹고 놀고 잠자고 배설하는 행동은 다른 동물들도 공통적으로 하는 것이다.

따라서 문화나 예술 활동이야말로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작업이다. 조선소에 다닌다고 쇳조각하고 만 씨름하라는 법은 없다. 마찬가지로 농사를 짓거나 고기를 잡는다고 해서 문화나 예술을 멀리할 이유도 없다.

다만 우리가 맛보지 않은 일들에 대해 도전해 보려는 의지가 다소 없거나, 모르기 때문에 우리의 시간계획표에 문화나 예술에 관한 시간의 할당이 없고 그래서 소홀한 것 뿐이다.

우리는 모두 잘 살고 싶어 하고 행복해 지기를 원한다. 그리고 그 잘산다는 의미가 단지 소득구조의 개선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다. 보다 질적으로 높은 수준의 삶이 우리를 더욱 행복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는 기대도 가지고 있다.

영화, 연극, 음악, 그림이나 사진 등의 감상이나 박물관에 가서 역사를 공부하거나, 여행을 통한 지적 호기심의 충족도 우리를 행복하게 한다.

동(動)적인 운동이 우리의 육체를 건강하게 한다면, 다소 정(靜)적으로 보이는 문화활동은 우리의 정신을 건강하게 하고 인간으로서의 가치와 긍지를 생각할 기회를 만들어 준다.

건전하며 건강한 문화활동은 생산성을 높이는 데도 효과가 있다. 문화나 예술 활동은 배부른 사람의 식도락이 아니라 그 자체가 존재의 터전이고 삶의 또 다른 이름이다.

오월도 어느새 중순을 넘어가고 있다. 가로변에는 장미가 붉게 피어 있어 싱그러운 초록빛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거제의 푸른 바다와 아름다운 산과들이 거제에 사는 것에 대한 기쁨으로 다가온다. 모처럼 찾아온 수준 높은 연극과 예술의 향기가 거제의 아름다움에 더하여 우리 도시를 더욱 품격있게 변화시키는것 같다. 많은 시민들이  적어도 이번 기회에 한 편이상의 연극을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연극의 바다’에 빠져 보자는 친구의 말이 참 듣기가 좋다. 이런 연극제도 하고 통영처럼 국제적인 음악회도 열어서 거제도가 조선(造船)의 도시, 해양관광의 도시라는 이미지외에 문화의 도시라는 소리도 들었으면 좋겠다. 

많은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문화나 예술에 관한 얘기가 나오고, 주말이면 문화나 예술활동에 많은 사람들이 동참하는 그런 도시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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옳은 말씀 2007-06-04 15:18:30
옳은 말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