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문제
이혼문제
  • 거제신문
  • 승인 2013.07.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한석 칼럼위원

▲ 김한석 전 거제문인협회장
사람이 살만한 척도를 흔히 경제에서 논하기도 한다. 그 중에서도 국제적으로 비교한 경제 여건이 소위 말하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로 표현된다.

잘사는 정도로 말하면 한국이 세계 선진국 대열에서 그렇게 뒤떨어지지 않는다. G20(Group of 20·세계 주요 20개국)에 들 정도로 국민소득 또한 만만찮은 것이다. 국민개인소득(GDP) 2만불 시대에 돌입해 있다고 내심 자부하는 것은 선진 상위국들의 GDP 4만불의 절반이 그 수치이기 때문이다.

미국, 스웨덴, 캐나다 등과 같은 잘사는 나라에 비할 수는 없지만 국민소득 몇 백 불에 불과한 아프리카 개발도상국들보다 월등하게 경제적인 부의 혜택을 누리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배고픔의 경험과 보릿고개의 민족적 수난시대를 거쳐 온 일부 세대는 부조(父祖) 세대의 배고픔의 정감을 은연 중 흡수해있다. 그래서 다시는 그런 아픔을 자식들에게 물려주지 않기 위해 아버지 세대들은 경제성장에 노력했다.

하지만 지금의 세대들은 어떠한가? 음식이 적어서 건강이 나빠진 예보다는 먹을 것이 너무 풍족하여 절제와 자제를 못하는 우리들의 식습관에서 온갖 병을 유발하고 있지 않는가?

또 각종 전자제품이나 생활을 편리하게 해주는 도구들이 발달하면서 쉽게 쓰고 쉽게 버리는 습관에 물들어 버렸다. 아까운 줄 모르고 아끼려는 생각조차 아예 망각해 버렸다.

결혼 역시 마찬가지다. 사랑을 바탕으로 성스럽고 경건한 마음으로 결혼식을 갖게 된다. 하지만 수치스럽다고 하기까지는 사람마다 견해가 다르겠지만 한국의 이혼률은 세계 1등국이라고 하는 나라들보다 한층 더 위에 있다.

우리나라의 이혼률 47%는 미국의 51%에 비하면 조금 낮은 것에 불과하다. 독일이 39.4%, 프랑스가 38.4% 그리고 복지혜택이 세계에서 제일 높다는 스웨덴이 54.9%인 것을 보면 문명과 문화사회의 역량에 결혼 가치의 역량이 비례하지는 못하는 것 같다.

우리의 부모세대들이 이혼을 수치스럽게 생각했던 것에 비하면 이혼률 50%를 육박하는 현 세태는 격세지감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요즘 세대들이 흔히 이혼의 사유로서 주로 거론하는 내용은 성격차, 경제난, 태생력 등 사람들마다 제각각이다. 이 중 특히 폭언, 폭행 등으로 결혼 파탄의 직접적인 가해자가 되었을 때 이혼의 원인은 명백하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들은 이혼이 과연 피치 못할 절대부동의 것인가에 대해 한번쯤은 경청해둘 필요가 있다. 한마디로 이혼을 결정하는 그 순간 두 번 다시 본래 인연의 부활은 못 보게 된다는데 큰 의미를 가져보아야 하지 않을까?

결혼 파탄의 가해자거나 피해자이기를 떠나서 이혼했다는 사실이 새 삶의 유일한 기회라고만 말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 이혼이란 것은 무자비하기도 하지만 냉엄한 추락이기도 하다. 설사 재혼의 기회가 무진장으로 열려있다고 하더라도 다시는 인생해로의 진의가 돌아오지 못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들이 할 일은 무엇인가? 이혼을 경험해보지 않고서는 재론을 할 여지가 없다고는 하지만 너무 쉽게 이혼을 하는 것은 아닐까?

누구나 행복하기 위하여 결혼을 한다. 그리고 피치 못하는 경우 역시 행복하기 위하여 재혼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 따르는 세상의 엄청난 환희도, 아니면 절망까지도 따로 있는 것이다.

이혼이 두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혼을 통해 맺어지는 순간부터 두 사람은 그보다 많은 사람들과 인연을 맺게 된다. 특히 자식들이 있는 경우에는 더욱 더 둘 만의 문제가 아니게 되는 것이다.

이혼 이후 두 사람과 관계된 다른 사람들이 받게 될 상처에 대해서도 깊은 고민이 필요하지 않을까? 감히 인생과 삶을 논하기는 어렵지만 누구에게나 한번 시작한 결혼이나 삶을 끝까지 바르게 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 이러한 책임과 의무를 다할 수 있는 힘은 스스로 참회의 정성을 다하는데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