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가 현대중공업의 최근 수주몰이에도 불구 수주잔량 기준 세계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지난 해 국내조선 수주 1위의 영광을 차지하며 조선업계 2위로 부상했던 대우조선해양은 현대중공업의 행보로 수주잔량 감소폭이 가장 컸다. 조선 빅3중 유일하게 500만CGT 이하로 수주잔량이 떨어졌다.
지난 26일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말 기준 604만7000CGT(109척)의 수주잔량을 기록했으며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552만6000CGT·116척),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473만3000CGT·83척) 순으로 나타났다.
클락슨은 최근 발표한 자료에서 "삼성중공업은 CGT 기준 가장 많은 수주잔량을 보유하고 있는 세계 최대 조선소(world´s largest shipbuilder)"라며 "이 조선소는 6만DWT급 이상의 유조선 건조를 위해 지어졌으나 복잡하고 고부가가치를 지닌 선박을 주로 건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현재 보유하고 있는 수주잔량 중 LNG선이 CGT 기준 전체의 42%를 차지하고 있는 것을 비롯해 현재 보유하고 있는 가스선 수주잔량은 전 세계 수주잔량의 25.5%에 달한다.
또 지난 1996년 첫 수주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발주된 143척의 드릴십 중 42.7%에 달하는 61척을 수주하는 등 고부가가치선 위주의 수주전략을 통해 경기침체에도 불구 유일하게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지난 2010년 2월 826만9000CGT(178척)의 수주잔량을 기록하며 현대중공업(824만2000CGT·181척)을 간발의 차이로 제치고 세계 1위 자리를 차지한 삼성중공업은 다른 조선소들과 마찬가지로 수주잔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했지만 줄곧 1위 자리를 유지하며 안정적인 일감을 확보하고 있다.
2000년대 들어 최대 호황기를 누리던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1000만CGT의 일감이 줄어들며 2위 자리마저 대우조선에 내준 뒤 올해 공격적 수주에 나서며 상반기 상선 부문에서만 60억달러 규모의 선박 67척을 쓸어 담으며 2위 자리를 탈환했다.
현대중공업의 이같은 공격적 수주에 상대적으로 대우조선이 수주부진을 겪고 있다. 대우조선은 올 상반기 54억 달러의 수주실적을 기록했는데 이 중 상선 부문 수주는 11억 달러에 불과하다.
수주잔량에서도 대우조선은 지난달 말 기준 473만3000CGT(83척)로 전년 동월(594만1000CGT·121척) 대비 120만8000CGT 감소했다.
같은 기간 삼성중공업은 77만1000CGT 감소에 그친데 이어 현대중공업은 적극적인 수주활동으로 오히려 100만8000CGT 증가했다.
한편 수주잔량 감소세는 올해 들어서도 지속되고 있지만 속도는 완만해지며 올해 상반기는 반기 기준 최근 2년래 가장 적은 감소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