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도 물도 헤치는 '119바다구조대'
불도 물도 헤치는 '119바다구조대'
  • 이미경 기자
  • 승인 2013.07.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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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는 누굴까?" 하고 묻는다. 그러면 다들 이렇게 대답한다. "불 끄는 사람"이라고. 어릴 적부터 교과서에서 본 소방대원은 빨간 소방차를 타고 한 손에는 물대포를 들고 있어 '불 끄는 사람'으로 인식돼 왔다.

그러다보니 보통 사람들도 그렇게 판단하는 것이 당연지사. 불 끄는 사람, 틀린 말은 아니지만 정확하게 그들을 표현한다면 '가장 위험한 상황에서 가장 먼저 소중한 생명을 구하는 사람들'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어디선가 누군가의 무슨 일이 생기면' 무조건 나타나는 '슈퍼맨'이 아니라는 사실. 그들은 단지 같은 한 생명으로서 또 다른 생명을 위해 헌신하는 '사람'일 뿐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 누구보다 희생과 봉사를 한 가득 짊어진 그들은 휴가철에 남들과는 다른 '특별한' 휴가를 보낸다. 구급상황의 최일선에서 자연적 혹은 인위적으로 발생하는 해수욕장 물놀이 위험요소를 사전에 차단하고 효율적인 인명구조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거제소방서(서장 최만우)는 매년 여름 기존의 119구조대원과 함께할 119시민수상구조대를 모집한다. 이들이 통칭 '바다구조대'다. 매년 해수욕장 개장일에 맞춰 거제에서 가장 피서객이 많은 학동흑진주몽돌해수욕장, 구조라해수욕장, 와현해수욕장 3곳에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올해 119시민구조대는 총 42명이 선발됐다. 지난 5월부터 6월까지 모집 홍보를 통해 선발된 42명의 시민구조대는 119구조대와 함께 실제 구조에 참여하는 12명의 수난구조요원과 해수욕장 주변을 순찰하는 수변안전요원 30명으로 나뉜다.

수난구조장비 일제점검을 마친 후 시민수상구조대원들의 교육이 실시되면 구급상황에 투입되는 수난구조요원은 119구조대원들과 함께 5일간 심폐소생술 및 응급처지 교육을 받으며, 수상제트스키와 구조보트를 활용한 실전 훈련을 한다.

나머지 30명의 수변안전요원은 1일간 현장 안전사고 사례 대응방법을 숙지하고 순찰업무를 습득한다. 발대식이 완료된 후 학동·구조라·와현 해수욕장 등지에 각각 일정 인원이 배치된다.

현재는 소방대원·수난구조요원·수변안전요원 순으로 학동의 경우 전체 9명·8명·10명이 3교대·격일·5교대로 근무하며 와현은 3명·4명· 10명이 일근·격일·5교대로 근무중에 있다. 구조라의 경우는 수난구조요원은 없지만 소방대원과 수변안전요원이 일근·5교대로 업무를 도맡아 하고 있다.

하루 2~3회 수난구조요원과 119소방대원은 잠수복을 입고 해상을 순찰한다. 수상오토바이 혹은 제트스키를 타고 안전선을 따라 10여 분 순찰을 마치면 한동안 안전사고 발생위험은 극히 줄어든다.

또한 2인1조로 구성된 수변안전요원들은 해상순찰을 하는 동안 그들과 함께 해변을 따라 환경정화 및 안전사고 단속을 실시한다. 그리고 매주 금요일에는 다함께 심폐소생술 체험장 운영과 더불어 안전사고 예방홍보활동도 꾸준히 펼치고 있다.

학동ㆍ구조라ㆍ와현을 제외한 다른 해수욕장에도 물놀이 집중기간이 되면 예방순찰이 이뤄진다. 내근자 2명과 센터 당번근무자가 함께 순찰을 실시하며 혹시나 모를 안전사고 발생을 예방하고 작은 안전사고에 대처하고 있다.

학동 수변안전요원들은 점심식사 후 오후 순찰에 나선다. 용바위까지 하루 2번 오전 순찰과 오후 순찰을 하지만 오후 순찰이 더욱 긴장되는 것은 강렬한 햇빛도 아니고, 늘어난 여행객들로 인해 안전사고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10여 년의 내공으로 웬만한 상황은 거뜬히 넘길 수 있지만 그래도 막상 환자가 발생하면 대처가 두려운 것은 사실이다. 전문적으로 교육받은 구급요원들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만일에 대한 안전사고에 대처하고자 배치돼 있지만 무엇보다 철저한 대비로서 '안전사고 제로'를 만들어내는 것이 더 중요한 임무다.

하지만 구조업무보다 그들을 더 힘들게 하는 것은 어떤 상황이든 조건 없이 도와야하는 사람으로 구조요원들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잘못된 인식' 때문에 A부터 Z까지의 작은 업무들을 맡겨버린다는 것.

또한 만족된 결과가 나오지 못할 경우 오히려 홀대 당해야 하는 상황이 구급요원으로서 회의감을 느끼게 한다고.

바람이 있다면 "학동에도 다른 곳처럼 구조요원들이 보다 활발한 업무를 할 수 있도록 민원인을 맞이할 수 있는 인프라가 잘 구축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는 "머물고 싶고 다시 찾고싶은 곳을 만들기 위해 항상 뒤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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