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불만 제기에 행정은 사유지라 뒷짐만

장승포 시외버스터미널의 열악한 위생상태를 지적하는 글이 본지 홈페이지에 게재되는 등 관광도시 거제시의 이미지를 먹칠하는 공중화장실이 도마에 올랐다.
지난 26일 이곳을 찾은 관광객 이모(35·여) 씨는 할 말을 잃었다. 여자 화장실 문고리는 고장나서 잠기지도 않고 변기는 막혀 대·소변이 뒤엉켜 둥둥 떠다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남자화장실 사정도 마찬가지여서 변기가 막혀 소변이 사방에 고인 채 악취마저 진동하고 있었다.
이날 기자가 현장을 찾아 확인한 결과 상태가 생각보다 열악했다. 한 명이 겨우 들어갈 수 있는 좁은 공간에 청소가 제대로 되지 않아 군데군데 때가 껴 있었고 조명조차 없어 음침하기 짝이 없었다.
화장실을 찾은 이용객들의 표정은 한결같이 찌푸려 있었다. 부산에서 온 관광객 손모(27·남) 씨는 "시외버스터미널은 유동인구가 많을 뿐 아니라 관광객들을 맞이하는 첫 번째 장소임에도 불구 화장실 관리가 제대로 되지않아 이미지에 먹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성에서 온 박모(23·여) 씨는 "시외버스터미널인데 웬만한 상가 화장실보다 더러운 것 같다"며 "화장실 관리를 이렇게 소홀히 할 바에야 없애는 게 낫겠다"며 혀를 내둘렀다.
거제시에 따르면 "장승포 시외버스터미널은 개인 소유지이기 때문에 시에서 강제적인 통제나 조치를 강요할 수 없는 상황이다"며 "현재 장승포농협과 지주가 협의 중에 있으며 이전 계획이 추진 중이다"고 말했다.
또 "도시계획결정이 난 사안이라 이전방침은 9~10월에 발표될 예정이며 절차를 밟아 내년에는 이전돼 시민들과 관광객들의 이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