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들 질환이 패스트푸드, 인스턴트 음식 등을 포함한 서구식 식생활과 운동 부족 등으로 인해 발생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생활습관병(life style disease)으로도 부르고 있다. 그러므로 소아-청소년 성인병이라 함은 소아-청소년기에 발생하는 대사증후군과 같은 의미로 생각해도 크게 무리가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 소아-청소년들에서 비만 유병률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올해 교육과학기술부에서는 2012년도 초, 중,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학교건강검사 결과를 발표하였는데, 비만인 학생이 14.7%(경도 7.6%, 중등도 5.8%, 고도 1.4%)로 조사되었다.
최근 5년간 지속적인 비만 학생이 증가되는 추세를 확인할 수 있었으며, 도시지역 보다 농어촌 지역에서 비만 학생이 더 많이 발생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이미 많은 연구에서도 확인된 사회경제적으로 어려운 환경에서 비만이 더 많이 발생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는 결과이다.
매년 4월에서 6월 사이에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들을 상대로 학생신체검사가 이루어진다. 이때 신장, 체중을 측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비만 진단의 지표가 되는 신체질량지수와 비만도를 산출한다. 신체질량지수(kg/m2)는 체중(kg)을 신장(m)의 제곱으로 나눈 값으로 95백분위수 이상이면 비만으로 진단한다.
비만도는 {(실측 체중-신장별 표준체중)÷신장별 표준체중}×100(%)로 계산할 수 있으며, 20% 이상이면 비만으로 진단하고 50% 이상이면 고도 비만으로 진단한다.
만약 신체검사를 통해서 비만이라는 진단을 받게 된다면 “소아청소년들의 비만”으로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들을 정확히 이해하고, 비만으로 인한 합병증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비만 청소년들에게 발견되는 흑색가시세포증은 아주 간단하게 비만의 합병증이 있을 가능성을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이다. 흑색가시세포증이란 피부에 과도한 색소침착을 일으키는 케라토사이트(가시세포)가 지나치게 증식되어 나타나는 증상이다.
피부가 검은색으로 변하고, 거칠어지고 불규칙한 주름이 생기는 것을 특징으로 하며, 주로 목주위, 겨드랑이, 사타구니와 같은 몸의 굴곡진 곳에서 발견된다(사진참조).

고지혈증과 고혈압, 비알코올성지방간염 등 하나 이상의 합병증으로 동아대병원을 찾은 9~13세 소아청소년을 조사한 결과, 65.3%에서 흑색가시세포증이 발견됐다.
특히 고지혈증, 고혈압, 비알코올성지방간염, 공복혈당장애, 내당능장애, 인슐린 저항성 등과 같은 비만의 합병증이 4~6개가 함께 동반된 소아청소년 93.3%에서 흑색가시세포증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비만의 합병증이 2~3개인 소아청소년은 58.2%, 비만의 합병증의 한 개라도 가지고 있는 소아청소년의 47%가 흑색가시세포증을 가지고 있었다.
만약 비만한 소아청소년들 중에서 흑색가시세포증이 있는 의심된다면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서 비만으로 인한 합병증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신체질량지수가 높을수록 앞으로 성인이 되어서 고혈압, 고지혈증의 발생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것을 예측할 수 있다.
또한 비만도가 20%이상일 경우 이미 고혈압, 고지혈증, 내당불내성(당뇨병의 전단계)등의 대사증후군과 지방간으로 인한 간기능장애 등이 많은 경우에 동반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만도 50%이상의 고도 비만일 경우 정상 체중인 아이에 비해 고혈압과 고지혈증이 있을 확률은 각각 6.3배, 4.8배 정도로 높다는 보고도 있었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비만으로 인한 대사증후군이 있을 경우 죽상경화증이 소아-청소년기에서부터 발생하여 진행한다는 것이다.
죽상경화증은 심장과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점점 좁아지다가 막힘으로 인해서 심각한 심혈관질환(심근 경색)이나 뇌혈관질환(중풍)이 발생하는 일련의 과정 중 첫 단계이다.
대사증후군이 적절히 조절되지 않을 경우 죽상경화증이 소아-청소년기에서부터 발생하여 서서히 진행됨으로써 20-40대에서 심근 경색으로 인한 돌연사와 뇌혈관 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증가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소아-청소년의 비만은 어른의 비만으로 인한 합병증 보다 더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소아-청소년에서 비만이 있는 경우 더 이상 우리 아이가 통통해서 보기 좋고, 건강하리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오히려 조기에 성인병에 걸릴 가능성이 있으므로 조기에 소아-청소년 비만을 적극적으로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