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30도를 웃도는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지난 11일 거제지역 낮 최고기온이 올 들어 가장 높은 36.7도를 기록했다.
기상청 관측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부터 8월12일까지 43일 동안 거제에서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넘은 날은 모두 28일이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7월의 경우 31일 가운데 절반이 넘는 16일 동안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넘었고, 8월은 낮 최고기온이 30도 아래로 내려가지 않았다. 특히 8월의 경우 낮 최고기온이 32~36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 낮의 무더위와 함께 7월 중순께부터는 열대야도 이어지고 있다. 이 기간 동안 거제지역에 내린 비의 양은 지난해 418㎜의 1/3 수준인 134.7㎜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밭작물을 바라보는 농민들의 가슴도 바짝 타들어가고 있다. 논 농사의 경우 지역 저수지와 소류지의 저수량이 70~80%에 달해 현재까지는 별다른 문제가 없는 실정이다.
하지만 고추와 고구마 등의 밭작물과 과수의 경우 비가오지 않는 상황에서 높은 기온이 계속되다 보니 생육이 저하되는 등의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
실제 사등면과 아주동 지역의 일부 밭에서는 생육저하를 겪고 있는 고구마가 꽃을 피웠고, 2차 수확을 앞둔 고추는 말라 비틀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사등면 주민 A 씨는 "고구마밭에 보라색과 연분홍색의 꽃이 만개했다"며 "옛 어른들이 말하길 영양분이 적거나 생육이 잘 되지않을 때 꽃이 핀다고 했는데 이번 일은 무더위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비가 오지 않는 상황에서 폭염이 이어지다보니 물을 댄다고 해도 과수와 밭작물 등은 생육저하를 겪을 수밖에 없다"면서 "이번 달 하순까지 비가 온다는 예보가 없어 큰 걱정"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현재 논농사의 경우 별다른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지는 않지만 현재와 같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이달 말께는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통영기상대 관계자는 "올해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 등으로 장마기간 동안 비 다운 비가 내리지 않아 30도가 넘는 더위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당분간 무더위가 이어지겠고, 열대야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