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암 검진을 받아야 하나요?
갑상선암 검진을 받아야 하나요?
  • 거제신문
  • 승인 2013.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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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원 칼럼위원

▲ 이충원 거제백병원 센터장
최근들어 몇 년간 갑상선암 검진에 대한 말들이 많아서인지 종합검진을 받으러 오신 분들 중에 가끔씩 질문을 하는 분들이 있다. 특히 며칠전에 중앙지 2곳에서 같은 날 서로 상반된 기사를 실어 더욱 관심들이 많으신 모양이다.

우리나라에서 갑상선암의 증가는 실제적인 증가라기 보다 초음파검사의 무분별한 확대에 따른 '과잉진단'이라는 주장과 실제적인 증가로 증가의 원인이 방사선·김·미역·다시마 그리고 비만 때문이라는 주장이 상반됐다. 즉 과잉진단이면 받을 필요가 없을 것이고 실제 증가라면 받을 필요가 있을 것이다. 

암의 과잉진단이란 말은 최근에 많이 사용되는 용어로 '검진으로 진단이 되지 않았을 경우 모르고 그냥 지나갈 암을 조기에 발견'해 불필요한 치료를 받는 것을 말한다.

검진이란 증상이 없을 때 질병을 조기진단, 조기치료하기 위해서 첫 번째로 실시하는 검사로 우리나라의 경우는 국가암검진 또는 종합검진이 이에 해당된다. 과거에는 암은 치료를 않고 그냥 놓아두면 비가역적으로 진행하며 급기야 전신으로 전이되어 사람의 생명을 앗아가는 위중한 질병으로만 알았다.

그러나 서양을 중심으로 지난 30~40년간 대규모 검진을 해본 결과 암에도 여러가지가 있으며, 특히 증상이 없을 때 실시하는 검진에서 발견되는 초기 암의 상당수는 정상으로 되돌아가거나, 진행을 하지않거나, 아주 천천히 진행하는 무늬만 암인 것으로 판명되었다.

검진의 부작용 중 하나인 과잉진단을 주장하는 근거는 사망률 변동없는 갑작스런 발생률의 증가이다. 원래 검진을 하게 되면 많은 초기 암을 찾아내어 초기에는 발생률이 증가하나 오래하게 되면 검진효과, 즉 초기암을 많이 찾아내어 치료를 하게 되어 차차 사망률이 떨어지는 현상을 보인다.

우리나라에서 최근 국가암 발생률 자료를 보면 인구 10만명 당 갑상선암 발생률이 1999~2010년 사이에 여자에서 11.9명이던 것이 102.8명, 남자에서 2.3명이던 것이 21.6명으로 너무나 갑작스러운 증가를 보였다. 그러나 사망률은 2000~2009년 자료를 보면 인구 10만 명당 여자 0.7~1.1명, 남자 0.3~0.5명으로 거의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한마디로 사망률은 미동도 하지 않는데 발생률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검진을 하든 하지 않든 사망률에 변동이 없다면 그야말로 할 필요 없는 검진을 하는 것이 되며 발견한 대다수의 암은 그야말로 '과잉진단' 이 되는 것이다.

LA거주 한인들이나 일본인들의 경우 낮은 발생률과 더욱 낮은 사망률을 보일 뿐만 아니라 변동도 거의 없다. 전세계적으로 2008년에 여자 4.7명, 남자 1.5명 정도의 아주 낮은 발생률을 보인다.

근원적인 문제는 "이렇게 원래 사망률이 낮은 예후가 좋은 암을 검진을 하여 조기진단, 조기치료를 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물음이다. 검진은 손쉬운 검사법이 있고 부작용 없이 실시할 수 있다고 아무 질병에나 하는게 아니다.

검진을 해야 하는 질병의 첫째 조건은 개인이든 지역사회이든 간에 "흔하면서도 위중한 질병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개인에게 흔하다는 것은 가계력이 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고, 지역사회에서는 발생률이 높다는 것을 말한다.

갑상선암은 검진으로 찾아내어서 그렇지 원래 흔한 병도 아니며 위중한 질병도 아니다. 극히 일부에서 발견되는 역형성암일 경우를 제외하고는 예후가 아주 좋은 암이다. 즉 갑상선암은 증상이 있을 때 의사를 찾아가서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아도 괜찮은 암이다. 물론 갑상선암의 검진을 받을지 말지의 문제는 의사의 도움을 받아 개인의 가계력과 검진의 득실을 따져본 후 개인이 최종적으로 결정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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