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문화유산 사유화, 절대 안된다
지역 문화유산 사유화, 절대 안된다
  • 배창일 기자
  • 승인 2013.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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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아주동 옥포정에 체육시설 조성 계획
아주동민 "회사 이익만을 위한 시도" 반발

대우조선해양이 아주동에 위치한 옥포정을 회사 임직원들이 사용하는 휴게 및 체육시설로 조성하기 위한 작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아주동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아주동 주민들에 따르면 최근 대우조선 측이 시민공원과 문화유적지로서의 기능을 상실한 옥포정을 개발해 지역민과 임직원이 활용할 수 있는 휴게 및 체육시설로 조성할 계획이다.

대우조선의 옥포정 조성계획안을 보면 옥포대첩기념탑과 옥포정을 그대로 존치한 채 족구장 및 배구장 3개소, 농구장 1개소, 파고라 및 바베큐장 4개소 등의 체육 및 휴게시설과 주차면수 40대의 주차장과 간이화장실 등의 부대시설을 조성한다.

대우조선은 옥포정 조성사업의 배경을 실제 이용객 전무, 관리소홀로 인한 방치 등을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실제 옥포정은 국도14호선 확장으로 접근성이 나빠지면서 활용에 큰 제약을 받아왔다.

그러나 주민들은 거제시민의 역사와 얼이 담겨있는 공공시설을 대우조선 측이 사유화하기 위한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대우조선 측이 옥포정과 옥포대첩기념탑을 이전할 시민공원 조성에는 별다른 관심을 가지지 않은 채 자사 임직원을 위한 휴식공간 마련에만 치중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여기에다 대우조선의 자회사인 웰리브의 외국인 전용 아파트 건립사업에 애꿎은 옥포정이 희생당하고 있다며 명확한 사실 확인을 요구하고 나선 상태다.

주민 A 씨는 "현재 대우조선의 옥포정 조성계획에는 진출입로를 국도14호선 앞쪽이 아닌 옥포정 뒤쪽에 만들어 회사의 공간을 지나지 않으면 출입이 불가능하도록 해 놨다"면서 "지역 행사 등 필요한 경우 회사출입이 가능하도록 하겠다고는 하지만 실질적으로 시민들의 접근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A 씨는 또 "이번 일은 대우조선의 자회사인 웰리브가 외국인 전용숙소를 건설할 계획을 세우면서 옥포고개에 조성된 체육시설을 옥포정으로 이전하는 작업이 병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는 회사의 이익을 위해 거제시민들의 정성과 얼이 담긴 옥포정이 희생당하는 꼴"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옥포정을 단순히 대우조선 임직원만이 사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한 계획에는 수긍할 수 없다"면서 "공원조성을 통한 이전이나 적극적인 활용방안 모색 등에는 관심을 갖지 않은 채 접근성이 나쁘다는 이유를 들어 옥포정을 사유화하려는 시도는 지역의 문화유산을 두 번 죽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대우조선 관계자는 "현재 옥포정 활용 방안을 두고 아주동 번영회 측과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아주동번영회 측에서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이 문제에 대한 회신을 해 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옥포정과 기념탑을 온전히 보존하겠다는 확약서를 작성해 근거서류로 남길 계획까지 하고 있다"며 "아무도 찾지 않는 옥포정을 재정비해 보다 많은 시민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위해 추진하는 사업인 만큼 주민들과의 협의점을 찾아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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