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족의 해방과 조국의 독립을 기념하는 광복절이 68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거제시 대부분의 아파트에서 태극기를 찾기 어려워 애국심 퇴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독도 및 위안부 망언, 야스쿠니 신사참배 등 일본의 극우 보수성향이 뚜렷이 나타나면서 그 어느 때보다 안보와 국력강화가 강조되고 있지만 퇴조된 국민의식은 걷잡을 수 없을 지경이다.
고현동 한 아파트의 경우 1개동에 태극기를 단 집은 5곳이 채 되지 않았으며 주변의 아파트와 주택가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이와 관련 노모(40·고현동)씨는 "일본의 반(反)역사적 행태와 우경화 흐름에 맞서 대한민국 역사를 바로 세우고 애국심을 고취시켜야 할 것"이라며 "애국심에 가장 중요한 것은 국기다. 2002년 한·일 축구 월드컵때 그 많던 태극기는 다 어디로 갔을까?"라고 말하며 안타까워했다.
또 옥포동에 사는 이모(35·남) 씨는 "한민족이 35년간 일본 제국주의의 압제에서 광복을 되찾은 날인만큼 어느 날보다 순국선열과 애국에 대한 의미를 깊이 새겨 보는 날"이지만 "나라사랑과 광복정신에 대한 불감증이 만연된 것으로 시급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하지만 중곡동 동헌아파트의 경우 아파트 부녀회와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힘을 모아 태극기를 구입해 180세대에 하나씩 배부하면서 이날 단지 내는 온통 태극기 물결이었다. 휴가를 떠난 가구를 제외하고 90%가 넘는 게양률을 보인 것.
동헌아파트 서모(57) 씨는 "나라 없는 설움을 우리는 겪었다"고 운을 띄우며 "광복절 국기게양은 나라사랑 실천의 가장 기본자세"라고 말했다. 그는 "나라사랑 하는 마음으로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며 "항상 국경일 저조한 국기게양 문제로 논란이 되는데 대한민국 국민으로써 매우 부끄러운 일"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 경비원 장모(63·중곡동) 씨는 "현재는 홍보방송이나 국기게양 캠페인으로 국민의식을 일깨우는 것이 필요하지만 앞으로는 자발적으로 국경일날 국기를 게양하는 국민의 자세를 갖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