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과 싸움에서 즐겁게 쏘는 총알만이 명중합니다"
"자신과 싸움에서 즐겁게 쏘는 총알만이 명중합니다"
  • 홍소영 기자
  • 승인 2013.08.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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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태국월드컵 사격대회 공기소총 금메달 이성철 선수
폴란드월드컵·세계선수권·국제 대회·강저우 아시안게임 등 휩쓴 장애인 사격왕

"라이벌? 사격은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다. 총을 드는 그 순간부터 호흡, 심장박동수, 소화상태, 시선, 조명까지 모두가 적이 된다. 점수는 중요하지 않다. 이 모든 걸 신경써서 최대한 집중력을 끌어올려 자신의 한계를 깨뜨려야 한다."

2012 런던 장애인올림픽에서 남자R1 10m 공기소총 입사 결승에서 공동 3위로 동메달을 놓고 3차 슛 오프까지 가는 접전을 벌이며 긴장감 넘치는 경기를 보여줬던 이성철 선수(48·동부면)는 마지막 한 발의 실수로 아쉽게 메달획득에 실패했다.

그때의 아쉬움을 반격이라도 하듯 2013 태국월드컵 사격대회에서 공기소총 금메달을 획득하는 쾌거를 이뤘다. 금빛 바람을 가르는 화려한 수상내역에는 이성철 선수의 남모를 노력과 아픔이 있다.

IMF가 터진 1997년 중공업 회사에서 일을 했던 그는 위에서 떨어지는 철판을 미처 보지 못해 불의의 사고를 당한 뒤 하반신 마비로 척수장애인 판정을 받게 됐다.

세상이 무너져 내리는 청천벽력같은 상황에서도 그는 긍정적인 에너지와 마인드컨트롤을 잃지 않았다. 3개월 만에 회복해 다시 사회로 뛰어든 것이다.

그는 "살면서 한 번도 힘들었던 순간이 없었다"고 답한다. 항상 즐겁게 살며 자신의 상황에 만족하고 새로운 길을 찾아 떠나는 그의 긍정 파워는 주변의 많은 이들에게 전해져 큰 힘이 됐다.

처음 그는 거제시에는 없는 척수장애인협회를 만들어 친목을 도모하고자 일어섰다가 마음 맞는 장애인들과 우연히 사격동아리를 들게 되면서 마약보다 중독성이 강한 소총과의 만남이 시작됐다.

"사격은 정밀한 게임이다. 즐겁게 쏘지 않으면 맞지 않는다. 목표를 두고 이뤄가는 순간 사격이 즐거워진다. 하루라도 총을 쏘지 않으면 입에 가시가 돋힐 지경이다"라고 말하는 그는 이제는 총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됐다.

남들보다 월등히 뛰어난 훈련량으로 공휴일이나 명절,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쉬지 않고 방아쇠를 당기며 누구보다 열심히 체력과 집중훈련을 한다. 그는 다른 선수보다 강한 점을 하루라도 쉬지 않는 훈련과 긍정적인 마인드라고 자신있게 이야기 한다.

'최선을 다하는 자만이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라는 그의 삶의 모토가 여실히 드러나는 답이다. 딸과 아들이 응원해줄 때 가장 힘이 난다는 그는 북돋아 주는 가족들이 있었기에 여기까지 올수 있었다. 현재 경북과학대 사회체육학과를 다니는 그는 학업에 열중하며 교원자격증과 각종 라이센스 획득을 준비 중이다.

특히 그는 앞으로 선수로서의 길보다 스포츠가 열악한 거제에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후배를 양성하는데 큰 보탬이 되고 싶다고 한다. "현재 거제지역 내에 사격팀이 없다. 중학교 사격팀을 만들어 아이들을 가르치고 싶다"고 말하며 거제시 사격의 대를 잇는 꿈나무들을 키우는 것이 가장 큰 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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