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관광객의 첫 번째 관문인 고현시외버스터미널 입구에 자전거와 오토바이가 무분별하게 주차돼 있어 보행자들에게 불편을 주고 있다.

문제가 되고있는 터미널 앞 택시승강장의 택시기사 A 씨는 '오토바이·자전거 불법주차 견인'이라는 표지판 옆으로 하나둘씩 자전거와 오토바이가 정차되는 것을 보고 꾸준히 지켜봤다고 한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그 수는 오히려 늘어갔고 오랜기간 엉망으로 방치된 결과 보행자도로까지 침범해 통행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는 실정이라는 것.

A 씨는 "이 곳이 관광객들이 버스 하차 후 처음 맞는 거제시의 모습인데 분명 기분이 언짢을 것"이라며 "더욱이 주차하지 말라는 표지판이 설치돼 있는데도 세우는 시민이나 견인하지 않는 행정이나 거제시민으로서 책임의식을 가지고 있는 것인지 의심된다"라고 질타했다.

버스승객들의 생각도 마찬가지였다. 울산에서 온 승객 장모(35·남) 씨는 "솔직히 고현시외버스터미널을 올 때마다 매번 정리가 되지 않은 느낌을 받는다"라며 "터미널 입구에 자전거와 오토바이의 불법 정차도 한 몫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불만들이 제기되자 단속기관인 거제시와 거제경찰서는 "우리도 답답할 따름"이라고 토로했다.

특히 거제경찰서 관계자는 "단속하지 않은 것에 대해 책임을 부정하지 않지만 우리는 운전자 및 소유주를 확인하고 스티커를 발부할 수 있는 권한만 있다"며 "자전거는 아예 주인을 찾기 어렵고, 오토바이의 경우에는 등록되지 않은 수가 많아 직접적인 단속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더 문제는 오토바이 번호 등록을 하지 않은 것 자체부터 불법이라는 것인데 시와 경찰 측의 홍보에도 지켜지지 않고 있으니 단속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시민들 스스로가 해야할 당연한 일인데 금지 표지판을 설치해놓았는데도 이런 사소한 것들이 지켜지지 않는다는 것은 거제시민의 법 준수 의식이 얼마나 낮은지를 시사하고 있다"고 충고했다.

유일하게 소유주 확인 없이 불법주정차를 관활할 수 있는 거제시 교통행정과 관계자는 "타 지역에 사는 조선소 직원들이 퇴근 시 혹은 휴일에 자전거를 터미널 앞에 세워두고 가는 것 같다"며 "강제로 시에서 단속을 나서면 잘못은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왜 내 물건에 손을 대느냐', '견인으로 인한 파손 보상해라' 등 적반하장인 경우가 많아 현재는 불법차량에 14일간 경고문을 붙이고 일정기간 기회를 주는 것을 우선적으로 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에코자전거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늘푸른거제21'도 자전거 수거에 동참하고 있다. 에코자전거 사업은 자전거 이용활성화 사업으로 폐자전거를 수거해 수리 및 보수를 하는 일자리를 만들고, 이산화탄소 줄이기의 일환으로 자전거 이용을 독려하는 사업이다.

이들은 도로과에서 민원이 제기된 자전거를 선정해 최소 일주일 최대 1개월 간 스티커를 발부하고 그래도 수거하지 않으면 폐자전거로 지정해 견인해 가고 있다. 황분희 사무국장은 "터미널 앞에 자전거도 수시로 체크해 실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근 가게 주인 B(51·여) 씨는 "소수의 사람들 때문에 피해를 보는 시민들을 위해서라도 법적인 제재를 가해 따끔한 맛을 보여줘야 할 때"라며 강력한 대처를 요구했다.

이미경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