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S+C+V. 여기서 H는 영속적인 행복, S는 이미 설정된 행복의 범위, C는 삶의 환경, V는 개인이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자율성을 가리킨다.
그는 행복은 한 가지 요소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세 가지의 요소가 합쳐서 인간의 행복지수를 결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나는 그의 이론이 상당히 설득력 있다고 여기며 오늘은 S, 즉 이미 설정된 행복의 범위에 대해 얘기해보고자 한다.
가끔씩 겉보기에 남부러울 것 없어 보이는 사람들이 자살했다는 소식을 들을 때가 있다. 유명한 정치인이나 연예인 등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그렇게 되지 못해서 부러운 사람들이 별 이유 없이 스스로 삶을 마감하는 것을 보면서 남들보다 더 많이 가지고 사회적으로 유명하고 능력 있다 해서 꼭 더 행복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이를 통해 우리는 각자가 가지고 있는 이미 설정된 행복의 범위에 대해 한번 깊이 들여다보고 우리자신의 행복 수치에 대해 제고해 볼 필요가 있다.
1980년대 진행된 쌍둥이와 입양아에 대한 연구에서 이란성 쌍둥이에 비해 일란성 쌍둥이의 성격이 비슷하고, 입양아의 성격은 양부모보다 친부모에 더 가깝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일생동안 성장에 영향을 미쳐온 양부모보다 전혀 본적도 없고 성장 환경에 영향을 미치지 않은 친부모와 성격이 더 가깝다는 사실을 통해 우리가 가진 행복도의 점수는 절반가량이 친부모의 성향에 따라 이미 결정된 것이고 이것은 곧 인간이 이미 정해져있는 행복한 삶이나 불행한 삶 쪽으로 나아가도록 조정하는 유전자를 타고난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
물론 이 타고난 행복도가 우리의 행복수치에서 100%를 차지한다는 얘기를 하고자하는 것은 아니다. 그만큼 우리 자신도 모르게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고 어쩌면 우리 삶의 행복수치를 결정짓는 중요한 부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예로 미국의 시카고에 살던 한 이혼녀 루스에게 일어난 일을 들 수 있다. 그녀의 남편은 그녀를 떠났고 그녀의 삶은 불행했다. 그녀의 유일한 낙은 복권을 사는 것이었는데 우연히 그녀의 복권이 2,200만 달러에 당첨이 되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녀가 이제는 매우 행복해질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녀 자신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결과는 의외였다. 그녀는 복권에 당첨된 후로도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했고 만성 우울증이라는 진단까지 받았다.
그녀 속에 있는 행복의 지수는 돈이나 명예로 바꿀 수 없는 것이었다. 심리학자들이 거액의 상금에 당첨된 22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이들은 복권이 당첨되었을 때 한없이 행복하다가도 다시 이전의 행복도로 되돌아가기 때문에 복권에 당첨된 일반인에 비해 행복 수치가 그렇게 높지 않다는 것이다.
다행히도 이 행복도는 우리가 불행한 일을 당했을 때 그 불행에서 우리를 건져내는 역할도 한다. 불행한 일이 일어나고 우울한 일이 닥쳐도 우리의 타고난 행복지수는 곧바로 우리를 일으켜 세우고 원래의 상태로 되돌리려는 것이 있어 남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불행하지 않을수도 있다.
그래서 척수를 다쳐 하반신이 마비된 모든 사람들이 불행하다하여 자살하거나 하지않고 스스로 부정적 정서를 극복하고 긍정적으로 삶에 대처하며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우리에게 있는 타고난 행복지수는 부모에게서 유전된다.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여지가 거의 없다. 외모만 부모를 닮는 것이 아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정서와 감정도 부모를 닮는다.
내가 항상 불행하다고 느끼고 매사에 부정적이라면 내가 의도하지 않아도 나의 자녀는 부정적이고 매사에 삐딱선을 탈 가능성이 있다. 그러면 그 내 아이의 삶이 얼마나 불행할 것인지.
그리고 그 아이에게 아무리 좋은 환경이 주어져도 아이가 환경과 행복을 누리지 못할 것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고 자녀의 삶에 미칠 행복지수에 대해 부모로서 책임의식을 가져야한다.
그러면 우리는 행복지수를 높이기 위해 아무런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말인가? 천만다행으로 그건 아니다. 행복공식에서 보여주듯 우리에게는 우리 삶의 행복지수를 높일 여지가 있는 환경(C)과 자율성(V)의 요소가 있다.
환경과 자율성은 내 부모가 내게 물려주지 못한 설정된 행복의 범위를 상쇄할 수 있는 요소를 다분히 가지고 있다. 그래서 그 환경과 자율성의 요소만 잘 다스린다면 행복수치를 충분히 높을 수 있는 여지가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