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허브 김용식 대표에게 산삼 5000주 기증해 시범재배 권유

지난달 23일 국내 산삼연구에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한영채(86·이학박사) 박사가 거제를 다녀갔다.
동부면 산촌리에서 농업회사법인 산촌허브(주)를 운영하는 김용식(53·한약학 박사) 대표와 산양산삼재배에 대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서다.
50여 년을 산삼연구에 바친 한 박사는 지난 20여 년 동안 김 대표와 산삼에 대해 함께 논의해 오고 있으며 두 사람 모두 국내 몇 없는 산삼감정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산삼의 원산지는 한반도로 1억만년 전인 백악기 때 생겨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번도 바다 밑으로 들어간 적이 없는 대륙은 한반도와 부탄이라는 나라가 유이한데 게르마늄이 풍부하기 때문에 산삼의 탁월한 효능이 발휘될 수 있는 것이다."
지난 80년대 국내 산삼 및 인삼연구의 교과서로 불리는 '산삼과 인삼'의 저자인 한 박사는 산삼의 원산지는 한반도이며 지리산과 강원도 태백산맥 등에서 최초 생성됐다고 설명했다.
다른 대륙에서 발견되는 산삼은 '조복삼'으로 새들이 산삼씨를 먹고 이동해 그곳에 퍼뜨린 것으로 중국 러시아를 비롯해 아메리카 대륙 등지에서 발견되는 산삼들이 이에 속한다고 밝혔다.
한 박사에 따르면 토종 산삼은 '고려산삼'이라고 부르며 '고려인삼'도 산삼씨를 밭에 옮겨 재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산삼의 씨를 받아 산에서 기르는 것을 산양산삼, 인삼의 씨를 산에 옮겨 키운 것을 '장뇌삼'으로 구분한다고 설명했다.
한 박사는 야생에서 발견되는 고려산삼은 거의 멸종되고 DMZ(비무장지대)에 일부 남아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또 현재 국내에서 재배되고 있는 산양산삼과 장뇌삼의 경우 토종 고려산삼이 아닌 중국에서 들어 온 종자들이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한 박사는 고려산삼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외형적 특성을 기자에게 설명하기도 했다. 특히 한 박사는 거제에서 산양산삼 재배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일부 문헌에서 한반도 남쪽의 섬지역은 산삼이 발견되지 않는다고 기록하고 있어 산양산삼 재배에 불리하다는 의견이 있지만 거제와 조건이 비슷한 남해에서 이미 산양산삼 재배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8년 전 하영제 군수시절 산양산삼 재배를 위해 8만주를 심어 지금 잘 자라고 있다. 섬지역에서 산양산삼을 재배할 수 없다는 주장은 잘못된 것이다."
한 박사는 "거제에는 침엽수가 많고 숲이 우거져 산삼이 좋아하는 조건을 잘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20여 년 전 김용식 대표와 남부면의 유력인사에게 산삼재배를 권유했지만 당시에는 실현되지 않았다는 것.
한 박사는 이번 방문을 통해 김 대표에게 직접 산삼을 재배하도록 권유했으며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토종 고려산삼 4~5000주를 시범적으로 재배하자고 제안했다. 이 산삼들은 유전학적으로 검정된 8년 생 고려산삼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김용식 대표도 "산에서 재배해야 하는 특성상 관리의 문제 등 여러 가지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일단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