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옛 장승포시청이 지역 청소년들의 야간 탈선장소로 전락해 적절한 관리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부지 소유주와 임대계약자, 행정은 관리책임을 회피하기에만 급급해 별다른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옛 장승포시청 부지는 지성학원이 소유하고 있고 건물 가운데 일부는 대우조선해양이 임대해 사용하고 있지만 현재 대부분이 텅 비어있는 상태다.
낮 시간대에는 건물의 유휴 공간이 인근 주민 등의 주차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전체적인 관리가 이뤄지지 않아 빈 건물은 유리창 곳곳이 깨지거나 출입문이 부서진 채로 방치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인근 지역 청소년들이 밤 늦은 시간이면 비어있는 건물에 들어가 음주와 흡연을 일삼는 등 탈선의 온상으로 변해버렸다.
인근 주민 A(54) 씨는 "밤 늦은 시간이면 빈 건물에 불빛이 보이거나 여러 명이서 웃고 떠드는 소리가 들리기가 일쑤"라면서 "대우조선 동아리들이 활발히 활동했을 때는 별다른 문제점이 없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못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B(47) 씨는 "학생들의 탈선장소로 이용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 봤더니 술병과 담배, 초 등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면서 "전체적인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옛 장승포시청 건물이 마치 도심 속 슬럼지대로 변해가는 느낌"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장승포동사무소 관계자는 "지역주민들의 민원이 제기돼 관리방안을 두고 여러차례 논의가 있었지만 별다른 해결책은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지성학원 측에서는 건물매각 등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지성학원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에서 건물을 임대해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전체적인 관리는 대우조선의 몫"이라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건물임대는 사실이지만 전체 건물을 임대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동아리방 활용도가 떨어져 주말에만 일부 활동을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 전체적인 관리문제를 떠맡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책임을 회피했다.
주민 C(52) 씨는 "경찰과 자율방범대 등의 힘을 빌려서라도 야간 순찰과 청소년 계도에 적극적으로 나서 청소년들의 야간탈선을 막아야 한다"면서 "이도저도 아니라면 지역주민이 나서서라도 옛 장승포시청을 관리할 수 있는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