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월14일 수월의 밤을 화려하게 수놓은 ‘달빛음악회’는 주민 1400명(거제신문 집계)이 모인 가운데 한여름밤의 열기를 음악으로 불태우면서 몇 가지 의미로운 시사점을 던져주었다.
첫째,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유명 가수 한 명도 없이 음악회를 한다고 하면 과연 얼마나 많은 관중이 모일 것인가 하는 우려를 불식시켰다는 점이다. 무슨 축제만 하면 이름 있는 가수를 초청하기 바쁘다. 그러나 수양동의 ‘달빛음악회’는 유명 가수 없이도 관중동원에 성공한 예다.
둘째, 행사를 치르기 위해서는 경비가 필요하다. 이럴 때 대개는 거제시에 손을 벌려 어떻게 해서든지 예산을 타내려고 안달이다. 거제시의 예산을 얻어 유명가수 초청해 음악회를 한다면 그냥 땅 집고 헤엄치기다. 그러나 ‘달빛음악회’는 이런 쉬운 방법을 택하지 않았다. 십시일반 사업하시는 주민들의 찬조로 만들어낸 행사이기에 더 뜻이 있었다.
셋째, 거제에 이렇게 음악적 취미를 가진 클럽이 많은지에 대하여 깜짝 놀랐다. 경기도 안산의 주부밴드 ‘모아맘 밴드’와 대학가요제 출신 퓨전밴드 ‘버드’외는 모두 우리 지역의 음악인과 무용인으로 프로그램을 꾸몄다. 지역문화인을 얕잡아 보거나 홀대하는 편견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달빛음악회’는 교훈으로 남겨 주었다.
넷째, 일 년 동안 거제에서 펼쳐지는 축제나 행사가 거의 비슷해서 차별화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달빛음악회’는 남과 달랐고, 프로그램 자체가 획기적이었다. 성공의 키워드는 거기 있었다.
수양동민들의 수준 높은 문화적 기대와 신선한 프로그램으로 한밤을 수놓은 ‘달빛음악회’는 수월을 일컬어 ‘거제의 강남’이라고 불러도 손색없음을 실증적으로 보여준 사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