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만 꼭 결실의 시기가 아니다. 식물에 따라서는 계절에 관계없이 열매를 맺는다. 봄 결실에 살구나무가 있다면 여름에는 보리나 뽕나무가 열매를 맺고 있음을 우리들은 잘 알고 있다.
가을은 황금의 계절이라고 하여 열매들이 그 수려함을 더욱 뽐내고 있지 않는가! 여기에 비하면 겨울 열매로서 감귤이라던가 금사철나무의 열매를 예로 들 수가 있다. 식물의 결실이 이처럼 지극하게 여겨짐은 웬일일까? 흔히 금실이 좋은 부부를 인생의 결실에 견주어 볼 수가 있다.
이성관계의 원만한 애정은 평생을 이렇게 보내는 결과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금실의 보편적 의미는 결실의 자녀를 두는 것을 말하기도 한다.
비록 결실이 없어도 부부간에 숭고한 뜻을 다하고자 하는 인생의 노력은 사람에 따라서는 똑같을 수가 없다. 여기서 금실관계의 우열을 말하는 필자의 주관적 견해도 합리적인 상황이 못 된다.
요컨대, 결과와 결실을 돌아보는 우리들의 욕망과 갈구가 절실한데 있다. 향기를 품고 후손에 이르기까지 진실한 삶의 질이 보장되는 사회의 열매는 또 어떤 것이 되어야 할까? 식물의 결실이 삶의 역정과 그 속에 묵묵히 최후의 일생을 다하는 모양은 거짓이 여기에 틈 볼 겨를이 없는 것이다. 정성과 인고와 기쁨을 온통 숙성해낸 결과물, 그것이 결실이요 열매다.
통일의 결실과 번영의 열매를 실현하고자 하는 우리들의 현실 또한 매우 난감해있는 것이 사실이다. 무엇보다도 결실의 목적을 이루고자 하는 우리들의 단합된 의지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국익을 능가하는 삶의 진실성에서 사람들은 너무나 배타적이고 자기 잘못을 잘 반성하고 참회하려 하지 않는데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지극히 이기적인 욕망은 한술 더 떠서 책략과 음모로 의구심을 더하게 한다. 역사를 바로 알고 정치와 정당과 교육이 다음세대를 더 두려워한다면 우리들의 한마디 언어에도 결실의 아름다움이 배어있어야 한다. 막말이 난무하고 희망과 꿈을 올바르게 성숙시키지 못하는 일상에서는 결실(통일)의 실체는 더없이 멀어지고 있다.
그런데 막말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막말을 써서 자기의 온전한 주장이 표현되거나 공감을 얻을 수는 없다. 뭐니 뭐니 해도 힘은 부족한 데가 없는 데서 발현되는 것이 정리다. 부족한대로 세상에 끌고 나와 미움을 사지 않는 이유는 그것대로의 진실성이 인정되기 때문일 것이다. 조금만 더 바른 생각을 하면 우리들은 거창한 허위의 옷을 입지 않아도 된다. 사치는 좋을는지 모르지만 불편을 속이고 사는 것도 한계가 있다.
좀 더 생각하는 것. 생각과 마음 씀의 위대성. 그렇다면 우리들은 더 이상 나약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자기 내면을 숨기는데 고생스러움의 그 절반가량이라도 진실 편에 선다면 여기에서 사람들은 진정한 힘을 얻지 않을까? 나약한 나를 버리고 대의에 돌출해가는 용기야말로 막말을 없애는 첩경일 것이다. 나부터 깨끗해져야 남이 따른다. 오히려 내가 남보다 스스로 앞서는 일이 알고 보면 편하다.
모의와 책략만이 정치의 능사가 아니다. 나태와 무지가 결코 보육의 본질을 바꾸지 못한다. 사회에서는 흔한 의원(위원)이 온전한 에너지의 소재를 그릇 알고 있으며 가정에서는 자녀에 대한 사회적 병폐를 깊은 우려와 한숨에 멈추고 있다. 개선의 희망이 없거나 말리기라도 한 것인가?
정치 사회와 보육 가정이 에너지로 넘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무엇인가? 감정에 치우치는 목소리가 막말이다. 그리고 이 막말들은 우리들이 용기가 없고 힘을 잃었을 때 가장 불합리하게 튀어나올 수 있는 말, 그렇기 때문에 우리들은 더 비겁해진다고 할 수 있다. 왜 내가 할 수 있고 스스로 걸어가야만 될 일을 의존적이고 기회주의적 소인 클럽이 되려는 것인지! 소위 종북주의적 민족 자긍의 발상은 큰 착각이다. 그것은 생존불안의 요소가 파괴적인 핵폭탄의 힘으로 구제되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생존불안의 요소는 남의 핵폭탄에 의존해서 없어질 일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 스스로 핵폭탄을 만들지 못해서가 아니다.
우리들은 국제 공존을 위한 세계 원자력 협정을 신뢰하고 있기 때문이며, 진정한 자유와 평화와 공생 번영도 스스로 목숨을 다해 올바른 인류질서와 성장발전을 개발하는데 있으며 여기에 우리민족이 앞장 서야 하는 책무와 긍지가 있기 때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