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봄 햇살을 맞으며 열리는 불우이웃돕기 바자회. 크리스마스 캐럴이 울려 펴질 쯤 마련되는 환우의 밤 행사.
지난 17년 동안 1년에 두 차례씩 병원 환자들과 지역의 소년소녀 가장돕기를 위해 작은 이벤트를 마련하고 있는 대우병원 간호사회(회장 김선희·39).

대우병원 간호부(부장 이복선) 산하단체로 현재 1백여명의 간호사들이 참여하고 있는 간호사회는 지난 1990년 회원들의 친목도모와 지역주민들의 보건 증진을 위해 만들어졌다.
결성 첫해부터 한 해도 빠짐없이 이웃돕기 바자회와 환우의 밤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간호원들은 3교대 근무의 고된 일과 속에서도 지역 봉사를 몸소 실천해오고 있다.

매년 5월 국제간호사의 날을 전후해 병원 잔디밭에서 열리는 불우이웃돕기 바자회는 그 수익금으로 지역의 소년소녀가장들에게 작은 힘을 보태주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거제지역 불우이웃 시설에도 수익금을 기부하며 이웃사랑을 전하고 있다.
병원직원들이 기증한 중고물품과 회원들이 직접 만든 김밥, 국수, 꼬지, 전 등을 환자와 원내 식구들, 외래 방문객들에게 싼 가격에 판매하고 있는 회원들은 이날 하루 행사를 위해 꼬박 두 달을 행사 준비에 매달리고 있다.

특히 보다 많은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게 판매가를 5천원∼3만원까지로 정하고 판매물품도 회원들이 발품을 팔아 가능하면 새 물건으로 선별, 판매하고 있다.
또 간호사들이 익힌 페이스 페인팅과 풍선아트를 선보이는가 하면 풍물패의 흥겨운 공연도 함께 해 참여하는 이들에게 더 많은 볼거리와 즐거움을 선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지영 서기(27)는 “바자회가 17년이 되다보니 이날 행사 참여를 위해 일부러 병원을 찾아주는 고마운 분들이 많다”면서 “이들 중 대부분은 물품을 구입한 뒤 거스름돈을 받지 않거나 음식을 주문하고 판매액보다 많은 금액을 선뜻 내놓고 간다”고 말했다.
이렇게 간호사회가 하루 동안 벌어들이는 수익금은 약 3백~4백만원 가량. 이 금액은 모두 거제지역 중학생 소년소녀 가장들에게 전해진다.

매년 크리스마스 전에 마련되는 환우의 밤 행사도 마찬가지다. 질병으로 힘겨워하는 입원 환자들을 위로하기 위해 시작된 작은 장기자랑이 어느덧 간호사들과 환자들이 함께 어우러져 즐기는 축제 마당이 됐다.
환우의 밤 행사에서 가장 돋보이는 이들은 신규 간호사들. 신세대 간호사들답게 인기 개그프로를 패러디한 꽁트와 패션쇼, 에어로빅 공연, 댄스 퍼레이드 등 다양하고 즐거운 무대를 연출한다.
특히 환자들의 노래자랑 땐 코러스와 백 댄서를 담당, 환자들에게 웃음과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김향숙 부회장(31)은 “환자들이 하루 동안만이라도 모든 시름을 잊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 행사준비로 고달팠던 몸과 마음이 한순간에 풀린다” 면서 “어린 환자들이 밝게 웃는 모습에 큰 보람을 느낀다”고 웃으며 말했다.
힘든 일상의 연속이지만 간호사회는 매년 MT도 마련, 교양강좌는 물론 회원 간 화합을 다지고 있다. 회원 건강을 위한 요가에서부터 간호사 업무에 필요한 대화법, 화장술, 풍선아트 등을 배우며 재충전의 시간을 갖고 있다.
김선희 회장은 “앞으로 있을 바자회와 환우의 밤 행사가 더욱 알차게 진행될 수 있도록 다양하고 풍성한 공연과 이벤트를 준비하겠다”면서 “간호사들의 복지 향상은 물론 환자들이 좀 더 즐겁게 병원생활을 할 수 있도록 회원 모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