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든 도시여 Goodbye / 나 돌아갈 집이 있단다. / 라디오 TV도 없고 / 신문 잡지도 없고 / 전화한통 걸려오지 않는 / 아주 한적한 곳에 / 논 갈고 밭가는 / 나의 진짜 집으로 나 돌아간다. 도시여 안녕’
요즘 나의 생활은 뜻하지 않게도 텔레비전을 볼 수 없다. 텔레비전이 없으니 독서량이 훨씬 많아졌다. 신문도 없고 인터넷도 할 수 없다. 메일로 원고를 보내야할 때만 딱하지 컴퓨터에 앉아 이것저것 뒤지면서 시간 보내지 않으니 산책하거나 사색하는 시간이 그만큼 많아졌다.
그래도 전기는 들어오고 전화는 되고 급하면 움직일 차는 대기되어 있다. 이것만 해도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모른다. 인터넷회사 사장 L.로젠버그씨는 직장과 50km 떨어진 시골 전원주택에서 출퇴근하는데 컴퓨터와 관련된 사업을 하면서도 집에 컴퓨터가 없고, 전화기도 없어 퇴근 후에는 누구와도 통화할 수 없다. 직장인지 가정인지 분간이 되지 않는 삶으로부터의 탈출이다.
전화를 받지 않으면 큰일 날 일도 없으면서 전화기가 옆에 없으면 불안하다. 집에 오면 습관적으로 텔레비전을 켜고 컴퓨터 앞에 앉는다. 직장과 가정의 한계가 불분명하여 24시간 대기하면서 사냥 당하고 사는 게 우리의 모습이다.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라는 책을 쓴 그르노블 대학 피에르 쌍소 교수는 68세에 강단을 떠난 후 전화뿐 아니라 컴퓨터도 없는 한적한 시골에서 인생의 말년을 보내는 분이시다. 그 분이 쓴 이 책에 느리게 사는 법 아홉 가지 실천법을 소개하고 있는데 빈둥거릴 것, 말하기보다 들을 것, 고급스런 권태, 몽상에 빠져 보는 것, 글을 쓰는 일, 가벼운 술 한 잔의 여유 등을 말하고 있다.
수원시는 '생태교통 수원 2013'의 한 행사로 ‘9월 한 달 동안 차 없이 살기’를 실시했다. 불편을 감수할 수 있는 인간의지의 도전일 것이다.
‘simple life’ 문명의 절약도 삶의 한 기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