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부인 등 4명 물 마신 뒤 '독극물에 의한 간 손상' 판정
한 가족을 몰살시키려는 의도로 밖에 볼 수 없는 천인공노할 사건이 최근 하청면 모 마을에서 발생했다.
거제경찰서에 따르면 최근 일가족이 식수로 사용하는 물탱크에 농약으로 추정되는 독극물을 살포해 어린이 세명과 성인여성 한 명이 병원에서 치료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해 현장 주변을 감식하는 한편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료를 채취해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아직 국과수 결과가 나오지 않아 정확한 내용을 밝히기 어렵지만 물에서 농약으로 추정되는 냄새가 났으며 물통(물탱크)에서 지문은 채취하지 못한 상태다. 또 CCTV(폐쇄회로TV)가 설치돼 있지 않아 단서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주변 이웃 중 두 가구 정도가 평소에 피해 가족과 사이가 좋지 않았다는 진술을 토대로 조사한 결과 사건과 전혀 무관하다는 입장만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이웃들의 창고에 보관 중인 농약에 대한 성분 등을 확인하고 국과수 결과가 나오면 동일 성분 검출시 다시 수사에 나설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가족은 마을에서 좀 떨어진 산쪽에 위치한 외딴 집으로 낮 시간에 집에 아무도 없을 때 사건이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CCTV나 지문이 발견되지 않아 용의자를 특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 사건과 관련 피해 당사자들의 가장인 Y 씨에 따르면 5명 가족이 지하수를 식수로 사용하고 있으며 온 가족을 몰살시킬 목적으로 물탱크에 농약을 푼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정황을 확인한 시간은 Y 씨가 퇴근한 뒤 샤워하던 중 물에서 농약냄새가 심하게 나면서부터. 당시 Y 씨는 물을 마시지 않았지만 세 아들과 부인은 이미 물을 마신 상태였다.
이에 따라 물탱크를 확인한 결과 주변에 농약으로 추정되는 흔적과 함께 심한 냄새가 났다는 것이다.
그는 "병원에서 의사가 세 아들과 아내에 대해 독극물에 의한 간 손상이라고 판별했다"며 "물에서 농약냄새가 심하게 나는 것으로 봐서는 농약을 살포한 게 틀림없다"고 주장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피해를 입은 부인과 아이들이 모두 낮 시간 이후 집으로 돌아와 농약이 살포된 물을 마시고 피해를 입었으며 부인이 농약에 대해 인지하지 못한 것은 외국에서 시집 온 다문화가족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아직 경찰로부터 정확한 수사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Y 씨는 이번 범행을 원한에 의한 이웃주민의 소행으로 확신하고 있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이웃 중 특정인이 평소 손버릇이 나빠 자신의 집에서 물건을 훔치는 등 잦은 마찰을 빚었다는 것. 심지어 최근에는 염소를 풀어 놓은 들판에 제초제를 뿌려 염소가 죽는 등 짐승 7마리도 죽였다는 것이다.
그는 "아무리 싸워서 원한이 있더라도 6살짜리 아이가 무슨 잘못이 있다고 농약을 풀어 사람을 헤치려 하는지 도무지 용서할 수 없다"면서 "증거를 찾기 힘들면 거짓말탐지기를 써서라도 범인을 가려낼 수 있도록 모든 방법을 동원할 것이다"고 밝혔다.
한편 피해자 가족인 Y 씨는 과학수사를 통해 독극물의 성분이 판별될 때까지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보고 혹시나 모를 사태에 대비해 당시 물탱크에서 채취한 물을 보관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