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들판 가로지르는 국지도58호 노선 안 논란 '숨고르기'
양정들판 가로지르는 국지도58호 노선 안 논란 '숨고르기'
  • 배창일 기자
  • 승인 2013.10.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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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주민, 수양발전협 건의서 무효 주장하며 지난달 26일 시청 앞서 집회
권 시장 "도로 건설 못하는 한 있더라도 주민 요구 수용하겠다" 구두약속

▲ 지난달 26일 시청앞에서 열린 양정마을 주민집회 현장을 방문한 권민호 시장(사진 왼쪽)이 국지도58호선은 양정들판을 가로지르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하며 주민들을 설득하고 있다.

송정IC~문동 간 국가지원지방도로 58호선 노선 안을 두고 양정마을 주민들과 수양동발전협의회(이하 수양발전협) 사이에 빚어졌던 마찰이 권민호 시장의 구두 약속으로 일단락 됐다.

양정마을 주민 100여명은 지난달 26일 시청 앞에서 양정마을을 동서로 양분해 들판을 가로지르는 국지도58호선 노선 안 건의는 전체 주민들의 뜻과 다르다고 주장하며, 도로 선형을 산 쪽으로 옮겨 터널구간으로 건설해 줄 것으로 요구하는 집회를 벌였다.

이날 양정마을 주민들은 "지난해 5월 수양발전협이 국지도58호선을 양정마을에서 떨어진 산쪽으로 이동해 터널구간으로 건설해 달라고 한 건의서를 제출한 일이 있었음에도 5월여 뒤인 지난해 11월 자세한 설명을 하지 않은 채 또다시 동민들의 서명날인을 요구한 일이 있었다"며 "수양발전협은 이 날인문서를 기초로 국지도58호선 노선이 양정마을 들판을 관통해 건설하도록 요청하는 건의서를 작성, 지난 1월 부산지방국토관리청에 제출했다"고 주장하며 수양발전협 건의서의 허위성을 성토했다.

양정마을 주민들은 "수양발전협의 허위 건의서 작성 제출은 일부 개인의 욕심 때문에 저질러진 왜곡으로 마을주민들의 뜻과는 전혀 상반되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양정마을이 쾌적하고 살기 좋은 마을이 될 수 있도록 국지도 58호선 노선을 최초 건의한 대로 마을과 떨어진 산 쪽으로 지정해 건설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집회가 시작되자 양정마을 주민들은 '양정들판 관통하는 노선이 웬말이냐 산으로 가라' '양정마을 동의없는 노선은 하지마라' '양정주민 뿔났다' 등의 펼침막과 피켓을 들고 요구사항 관철을 주장했다.

추교종(58) 수양동 주민자치위원장은 "수양발전협의 건의서 허위작성을 뒤늦게 알고 난 뒤 양정마을 임시대동회 개최, 비상대책위원회 발족, 마을주민 서명운동 전개, 시장면담 등 다각적인 활동을 벌여왔다"면서 "추석 전 현재까지 일어난 일련의 사태에 책임을 통감하고 수양동 주민자치위원장 사퇴를 결심, 동 주민센터에 사퇴서를 제출한 상태"라고 말했다. 당초 이날 주민집회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계획됐지만 집회시작 40여분 만에 종료됐다.

권민호 시장이 집회현장을 찾아 "국지도58호선 송정IC~문동간 도로는 절대 양정들판을 가로지르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권 시장은 양정마을 주민들에게 "국지도58호선 노선은 양정들판을 가로지르면 안 된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라면서 "이 노선은 주민들에게 불이익을 줄 수 있는 만큼 부산지방국토관리청과 협의해 신설도로가 마을에서 떨어진 쪽으로 건설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권 시장은 "양정마을 산 쪽으로 노선을 확정할 경우 공사비가 증액되는 어려움은 있지만 도로를 만들지 않는 한이 있더라도 마을 들판을 가로지르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취임 후 중앙부처를 수차례 방문하면서 어렵사리 확정된 사업이 중단되지 않도록 시장의 말을 믿어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거제의 100년 대계를 내다보는 큰 사업인 만큼 시장의 힘이 모자란다고 판단되면 주민들의 힘을 빌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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