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이 ‘청둥오리’다. 성격은 좀 못됐지만 살림살이가 야무지고 짭짤한 수입으로 가계에 보탬이 되는 마누라다. ‘유황오리’는 생긴 것도 그저 그렇고 특별한 수입도 없지만 이상하리만큼 운이 따라 증권이건 부동산이건 남편이 하면 지지리도 안 되는데 마누리가 하면 뭐가 잘된다.
다음이 스스로 현모양처라고 믿는 ‘집오리’다. 집오리의 치명적인 결점은 남편을 관리하려 드는 점이다. 날마다 돈 없다고 징징 짜고 남편 돈 못 벌어 온다고 짜는 마누라는 ‘탐관오리’다. 뻔한 월급에 도둑질 안하고는 돈 벌어올 재주가 없는데도 돈타령이다.
그러나 이런 오리 가운데 최고의 대박은 ‘앗싸! 가오리’다. 열심히 일해서 한 재산 모아놓고 남편보다 일찍 저 세상 간 마누라다.
‘앗싸! 가오리’는 살다보면 가끔 예상치 못한 행운이 찾아와 기분 좋을 때 외치는 소리다.
왜 하필 앗싸 가오린가? 위키 백과사전에 민간 구전을 어원으로 설명하고 있다.
옛날 어느 마을에 나이든 어부가 살았는데 늙어 고기잡이가 시원찮자 아내는 잠자리까지 구박이었다. 어부는 큰 고기를 잡아와 아내에게 큰소리치겠다는 요량으로 바다로 나섰지만 그물에는 가오리 몇 마리만 달랑 잡힐 뿐이었다. 비참한 심정으로 가오리를 떼어내던 중, 가오리의 미끈거리는 점액질이 묘한 느낌을 주었다. 어부는 가오리를 김밥 말 듯 둘둘 말아 거기에 자신의 물건을 넣어 흔들었더니 그 느낌이 괜찮았다. 그 후로도 그물에 가오리가 걸려 올라오면 흥분한 목소리로 "앗싸! 가오리!" 라고 외쳤다고… 믿거나 말거나
지난 달 25일 강릉 주문진 앞바다에서 일반 가오리의 10배가 넘는 길이 3m, 폭 2m, 무게 200kg의 초대형 가오리가 잡혔다. 이날 어부는 틀림없이 이렇게 외쳤을 것이다.
‘앗싸! 가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