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시화
돌의 내부가 암흑이라고 믿는 사람은
돌을 부딪쳐 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돌 속에 별이 갇혀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다
돌이 노래할 줄 모른다고 여기는 사람은
저물녘 강의 물살이 부르는 돌들의 노래를
들어 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그 노래를 들으며 울어 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돌 속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물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아직 모르는 사람이다
돌이 차갑다고 말하는 사람은
돌에서 울음을 꺼내 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그 내정이 한때 불이었다는 것을 잊은 사람이다
돌이 무효정하다고 무시하는 사람은
돌의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 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안으로 소용돌이치는 파문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라이다
그 무표정의 모순어법을
저작권자 © 거제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