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역에서 마약류를 탄 술을 여성들에게 먹여 나쁜 짓(?)을 일삼는 사건이 빈번하다는 도시괴담이 급속도로 퍼지면서 불안 심리를 가중시키고 있다.
이 도시괴담의 내용은 이렇다. 술자리에서 여성들이 즉석만남을 갖거나 다른 일들을 빌미로 술자리를 함께하다 남자가 권하는 술을 마신 뒤 정신을 잃고 집이 아닌 다른 곳에서 잠을 깬다는 것이다.
평소 술이 센 편인 여성도 술자리 이후의 일에 대해서는 아무런 기억이 없고, 정신을 차려보면 알몸으로 있는 경우가 대부분 이어서 성추행 등을 의심하게 된다고 한다.
실제 이 같은 도시괴담은 거제신문 보도(본지 제1055호 9면·'정신잃은 채 길위에 버려져 있어…', 본지 제1060호 8면 '마약 탄 커피 건넨 20대 구속') 이후 옛 신현지역 일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전파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시민 A(여·39) 씨는 "최근 지인들 사이에서 낯선 남성과 술자리를 함께 하게 되면 자리를 절대 비워서는 안된다는 말이 퍼지고 있다"면서 "자리를 비우게 되면 먹던 술잔은 비워버리고 새 술잔에 술을 받아야 한다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A 씨는 "함께 술을 먹던 남자가 술잔에 정신을 잃게 하는 마약을 탄 뒤 몹쓸 짓을 한다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여성들이 경계 아닌 경계를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실제 수면제를 탄 커피를 여성에게 먹인 남성이 경찰에 잡혔다는 기사를 접한 뒤 비슷한 내용의 소문들이 더욱 늘어난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 B(37) 씨는 "최근 여자친구들과 술자리를 하다가 한 친구가 '술에 이상한 것 탄 거 아니냐'고 하는 말을 듣고 어리둥절해 한 적이 있었다"며 "그 친구에게 괴담 이야기를 듣고 웃어넘기기는 했지만, 지역에서 마약 등을 이용해 파렴치한 행위가 벌어진다는 소문이 퍼지는 현실에 마음이 편치 않았다"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는 "출처가 모호한 이야기들이 떠도는 것은 그 사회 구성원들의 불안 심리를 반영하는 것"이라면서 "'술에 마약을 탄다고 하더라', '중곡동 동영상 주인공이 자살을 했다더라' 라는 등의 근거 없는 소문이 계속적으로 퍼지는 것은 지역사회가 성범죄 등에 얼마나 취약한지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것과 같다"고 분석했다.
거제경찰서 관계자는 "육체적으로 취약한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각종 괴담은 빠르게 퍼지다가도 사실이 아니라고 밝혀지면 언제 그랬는냐는 듯 한순간에 자취를 감춘다"면서 "이번 일은 일부 말하기 좋아하는 이들이 만든 이야기가 떠돌면서 한껏 부풀려진 경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거제경찰서는 지난달 네일샵 면접 등을 미끼로 불러내 강력한 수면유도제를 탄 커피를 마시게 한 뒤 금품을 강탈하고 강제추행 한 20대를 붙잡아 마약류관리법 위반 및 성폭력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