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의 불법적인 대통령선거 개입을 규탄하는 촛불문화제가 작은 규모로 열렸지만 시민들의 관심을 일으켰다.
거제시민단체연대협의회는 지난 4일 오후 7시부터 고현동 현대자동차사거리에서 '국정원 대선개입규탄 및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거제시민 촛불문화제'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주요 시민단체 대표 및 회원, 대우조선노조원, 변광용 민주당 거제시 위원장을 비롯해 한기수·유영수 거제시의회 의원 등 시민 60여 명이 참가했다.
이날 행사는 거제경실련 김용운 집행위원장의 사회로 문철봉 거제YMCA 사무총장 등의 문화공연,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박광호 의장 등의 자유발언 등으로 진행됐다. 촛불 점등과 함께 '국정원 개혁하라' '책임자 처벌하라'라는 문구 제창으로 시작된 이날 행사는 1시간 여에 걸쳐 진행됐다.
이날 행사는 질서정연한 가운데 열렸으며 참가자들은 모두 촛불을 밝힌 가운데 사회자의 진행순서에 맞춰 시민들의 관심을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했다. 실제 이날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주변을 지나는 일부 시민들은 행사의 성격에 대해 관심을 나타내는 등 긍정적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자유발언에 나선 박광호 의장은 "(대선에 개입한)국정원 사태의 본질은 국정원이 아닌 정치에 있으며 정치를 바꾸지 않으면 근본적인 개혁이 힘들다"면서 "진보진영은 냉철하게 생각하고 해결책을 찾아야 할 시점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이 사태에 대해 진보진영이 노여움과 슬픔이 없으면 진보라고 말할 수 없다"며 "진보진영의 단결을 통해 국정원 사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모두가 함께 비 맞으며 걷자"고 역설했다.
고현성당 배진구 신부는 "국민들은 촛불문화제의 목적을 모르고 있다"면서 "동참자가 적은 이 모습이 바로 우리의 슬픈현실"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집회를 통해 국정원 사태의 핵심을 시민들이 모두 알게 하는 것이 참가자들의 첫 번째 임무"라며 "민주주의를 사랑하는 시민들과 하나로 뭉쳐 이 시간이 무의미하지 않도록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거제경실련 강학도 공동대표는 "국정원은 국민안녕과 국가질서를 보호해야 하는 곳인데 선거에 개입해 특정인을 당선시키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은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중대한 문제"라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미국의 워트게이트 사건을 예로 들며 "불법 도청 등으로 당선된 닉슨 대통령은 사건의 실체가 드러난 뒤 2년만에 탄핵됐다"면서 "국정원 사태는 워트게이트 사건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사건으로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사건의 진실을 반드시 밝혀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외에도 대우조선노조 신승훈 조직쟁의 실장이 성만호 위원장을 대신해 자유발언에 나섰으며 전교조 관계자가 해직교사와 관련된 조합원 문제 등에 대해 시민들의 관심을 호소했다.